홍춘욱 박사는 워낙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이코노미스트로, 블로그, 유튜브 및 팟캐스트에 자주 출연해서 익숙한 저자이다. 그런 연유로 그분의 책도 몇권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어 봤는데, 확실히 이코노미스트 이전에 다독가 이다보니 저서들의 대부분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러서 만족도가 높았다.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홍춘욱 박사가 내놓은 책중에 가장 베스트셀러로 높은 평가를 받는 책이 바로 이 책인데, 때마침 독서통신연수에서 선택이 가능하여 너무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돈, 좀더 정확히는 화폐 경제와 관련한 시대적 이야기를 스스로 던지는 논리적인 질문을 따라 50개의 큰 꼭지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인상적인 내용이 몇부분 있었는데, 노동력의 부족이 영국의 산업혁명의 계기가 되었고, 같은 시기의 중국의 인구 증가가 오히려 저임금의 노동력을 제공하여 혁신의 유인이 되지 못했다는 점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영국이 네덜란드 보다 뒤늦은 은행 및 금융 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데는 초반 영국 자본의 차입 주체였던 영국 디폴트 리스크 없이 채무를 제때 상환해왔기 때문에 리스크프리미엄이 낮어지면서 저리의 자금이 시장에 유통되었다는 점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항상 왜 프랑스는 그렇게 넓은 영토를 갖춘 천혜의 환경에서도 항상 영국을 이기지 못했을까 하는 궁금함이 있었는데, 이런 금융시스템의 구축을 통한 금융자본의 축적 여부가 영국과 프랑스의 차이를 불러 왔다는 대목을 읽고 오랜시간의 궁금증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쌀과 밀의 생산성 차이가 과거 아시아와 유럽의 경제적인 차이를 불러일으켰다는 부분도 아주 신선했다.
끝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사의 주요 부분을 짚어주고, 현재 저금리 상황에서 정부의 확대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국가 부도의 날로 불렸던 1997년 IMF 사태의 주요 원인이 고정환율제 유지 하에서 금리를 낮추고, 일본 경제 불황으로 우리나라 종금사들에서 단기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던것이 복합적이었다는 부분과 그 이후 변동환율제로 변경되면서 상대적으로 선제적인 경기 불황(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에 대응이 가능했다는 내용도 새겨들을만한 내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