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드라마인 '더킹'을 재미있게 봐서, 기생충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람을 감염시켜 물에 빠지게끔 유도하는 기생생물도 존재한다. '메디나충'은 스스로 산을 분비해 피해자의 피부에 물집을 만들어 고통스럽게 하고, 염증으로 달아오르게 한다. 본 저서의 부제는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내 몸속 작은 생명체의 비밀'이다. 작은 생명체인 기생생물들이 개미, 벌, 귀뚜라미, 쥐, 게 사람 등과 같은 숙주들을 통제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이 책에 담겨있다. 생명들은 저마다 생태계 내에서 자신의 자리를 두고 경쟁자와 다툰다, 그러나 기생생물에 감염된 동물들은 자신의 생태지위를 포기한 듯 스스로 생존에 반하는 행동들을 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기생생물은 우리의 느낌 생각 행동을 조작하고 있다. 사실 기생생물과 우리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은 우리 마음의 윤곽만 바꿔놓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특성에도 관여한다. 이 책은 단순히 숙주와 기생생물간의 군비경쟁과 통제만을 논하지 않고 기생생물에 대한 역겨운 반응이 우리의 도덕성과 문화 규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어떻게 확장되었는지 소설을 읽는 것처럼 풀어내고 있다. 특정 기생충 감염자와 자살률, 학업성취 능력과의 연관성, 전염성 세균 및 기생물과 개인주의vs집단주의에 대한 사례를 읽고 있으면 수긍이 간다. 미생물 등과 같이 조작에 능한 기생생물은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감염된 동물들의 눈에 보이는 행동을 그저 본능이라고 치부하기엔 그 안쪽에서 행해지는 기생생물들의 조작 및 통제 능력은 아주 뛰어나다. 우리 몸 속에는 세포들 보다는 기생생물이나 세균의 숫자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인간이기보다는 미생물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장내세균은 면역계와 교전을 벌여 우리의 기분과 활력을 떨어트릴 수도 있다. 이것은 미생물이 우리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또 다른 경로다. 어쩌면 이런 관찰 내용과 관련이 있는데,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은 특정 장내세균의 양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고, 면역 매개반응인 염증의 생물지표가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른 시기에 노출되는 장내미생물군이 수백가지 유전자 발현에 극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이 유전자의 발현 중 상당수는 뇌에서의 화학적 메세지 전달에 관여하는 것이다. 미생물들과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함께 살아왔다. 따라서 배고픔, 동요, 성적 행동, 불안 등과 관련된 영역에서 이 미생물들이 제공하는 어떤 이득이 있다. 이런 행동들은 모두 생존 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진화되었다. 진화는 거대 생물만을 선택하거나 미생물만을 선택하는 과정이 아니라 양쪽을 함께 선택하는 과정이다. 진화는 시스템 전체를 최적화하고 있다. 우리가 위험한 환경에 살고 있다면 이 세균들은 공포를 희석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시킨다. 그런 환경에서는 위협에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먹을 것이 결핍된 환경에서 살고 있다면 세균들은 보상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계를 자극해서 계속해서 먹을 것을 찾아다니게 만들 것이다. 병에 걸리면 우리는 열이 오르고, 식욕을 잃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이런 증상들은 질병원이 우리를 약화하여 생기는 것이 아닐 반대이다. 이것은 뇌가 침입자에 대항하기 위해 면역계와 힘을 합쳐 군사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감영생물은 보통 아주 좁은 온도 범위 안에서만 살 수 있다. 따라서 몸에서 열이 아는 것은 기분적으로 병원체를 삶아 죽이려는 행동이다. 이것은 기발하지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이런 막대한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 뇌는 재빨리 지시를 내려 잠이 들게 한다. 과학자들은 혈중 면역세포의 숫자로 면역기능을 측정해봤는데 잠을 자는 시간이 길수록 면역기능도 강해지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더군다나 종이 잠에 취해있는 시간이 길수록 기생생물 감염 수준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전통적인 수면 이론에서는 잠이 기억 응고화와 학습을 한다. 뇌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대문에 중요하다. 잠이 부족해지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