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네트를 부유하던 '공무원 만화'가 작가의 [만화 9급 공무원]이란 책으로 새롭게 탄생 하였다.
이 만화 [만화 9급 공무원]은 내용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다.
그것도 한창 공시 열풍이 불어서 사람들이 너도나도 공시 뛰어들 때쯤 나왔다.
심지어 내용도 완전 판타지 스러운 것이 아니라,
작가의 개인 경험담에서 나온 이야기인지 인터넷 글을 짜깁기 한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읽다보면 "그럴듯 하다"라던지 "나도 저 상황이었으면 저렇게 되었을 듯" 스러운 내용이 많다.
왜 꼭 공무원 시험이 아니더라도
이 내용은, 예를 들어, 중간 기말고사 등의 학업, 또는 토익 등의 자격증,
혹은 음악 그림등의 예체능, 등의 모든 '하기 싫은 것은 것인데 노력해야만 하는'것에 해당하는 스토리이다.
공부를 하지 않는데 자신을 합리화하고
어떻게든 여러가지 핑계를 대면서 공부를 해야 할 이유를 뒤로 미루며
시험을 망친 뒤에도 자신의 노력탓은 전혀 하지 않고 환경, 주변 사람 등의 탓을 하는
또한 다른 사람들의 노력은 보지도 않고 무조건 운 탓, 재능 탓을 하는,
전형적인 나약하고 게으른 인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어쨌든 이러한 우울하고 암울하며 소름끼치도록 현실적인 내용의 만화를 보고,
진짜 댓글인지 컨셉으로 단 댓글인지는 모르겠으나, 공부 열심히 하게 되었다던지,
덕분에 실제 공시에서 합격을 했다던지 하는 후기가 상당히 많이 있고, 그덕에 출판까지 된 것이다.
사실 이 책은 나에게 필요하다기보다는, 공시를 준비하는 내 지인에게 선물로 주려고 산 것인데
내용을 읽고 나니 나약함에 빠져든 내 자신을 채찍질 할 용도로 하나 가지고 있는것도
상당히 괜찮은 생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들어가 보면 공무원 시험으로 인생의 탈출구를 찾는 어느 청춘의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는데...
어찌 보면 한심하게 보이는 청춘의 5년간 공무원 수험기를 그렸다. 그러나 이 만화는 세간에 상당한 화제가 되었다.
공시생의 일상을 리얼하게 그렸다는 공시생부터 공부가 안될 때 이 만화를 보고 마음을 잡는다는 명문대생까지
광범위한 공감을 일으켰다. 이는 우리 모두가 오로지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는 강박에 시달려왔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때 정신 차리고 시험을 쳤다면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하지만 개인의 장점을 살려주지 못하면서
시험만 통과하면 대학까지 졸업하는 시스템을 겪은 우리이기에 주인공의 일은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다. 꿈은 버린 지 오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고. 이 만화는 계층 간 사다리가 사라진 대한민국에서 시험으로 돌파구를 찾는
우리 시대의 이름 없는 누군가의 이야기다. 누군가에겐 공부가 안 될 때 읽고 동기부여가 되는 자기계발서적으로 느껴질 것이고,
다른 누군가에겐 사회 문제가 되어버린 청년 실업에 대한 통렬한 비판서로 읽힐 것이다.
[만화 9급 공무원]은 익명의 주인공이 지방대를 졸업하고 3년째 취업준비생으로 있다가 스물아홉살에 9급 공무원 시험 준비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노량진 속 공시생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 안에서 주인공이 낭비한 시간을 빠르게 따라 가던 독자는 마침내 주인공이 착취한
모성에 도달한다. 고통과 슬픔이 극대화 되고, 주인공은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 탓'은 대중문화에서 사랑 받는
신파의 정서로 통곡이나 분노 같은 감정해소로 마무리 된다.
이 책은 어느 공시생의 이야기로 처음엔 저자의 실제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것인 줄 알았는데 실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 같다. 표지를 보고는 굉장히 재밌거나 유쾌한 공시생 일기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간결한 그림체와는 달리
내용은 굉장히 어둡고 묵직하다. 지방대를 26살에 졸업한 익명의 주인공은 취업준비생의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서류전형을 합격하는 것도 녹록치 않고 힘들게 면접을 보더라도 단 한군데도 붙지 못한채 한해 두해를 보내며
지쳐가기만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공부는 하지 않은채 커뮤니티를 배회하거나 공부를 시작해도 잠자기 바쁜, 허송세월만 보내게 되고
그러다 공부 환경을 탓하며 노량진으로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게임이나 하며 역시 허무한 시간만 보내게 된다.
그 사이 함께 스터디를 하던 친구들은 모두 합격해 노량진을 떠나게 되지만 주인공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채 32살의 나이가 된다.
게다가 어머니의 퇴직금을 공무원 시험 준비에 모두 소진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식당에서 일을 하며 학비를 보태지만
점점 상황은 악화되어 가고 결국 주인공은 노량진을 떠나게 된다.
씁쓸하다 아쉽다 처절하다 외롭다 그리고 너무나도 안타까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