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들어 코로나19가 불러온 혼란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했던 미국은 그마저도 모자라 ‘무제한 양적완화’로 정책을 선회했다. 한때 안정기에 접어드나 싶었던 미국 주식시장과 유가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인해 다시금 폭락을 반복했다. 사상 초유의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실업률은 20퍼센트까지 치솟으며 대공황 이후 최악의 시절을 겪고 있다. 이러한 혼란은 비단 미국만의 사정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재정위기의 여파로 힘겨워하던 몇몇 유럽 국가들은 이번 팬데믹으로 아예 회복 불가 수준의 판정을 받았다. 세계 경제가 가히 카오스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제적 대응을 통해 최악의 위기는 피한 우리나라지만 한국 경제의 미래 역시 암울하기만 하다. 재정 건전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생각됐던 국가채무비율이 40퍼센트를 넘어섰고, 많은 가계들이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미래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비정상적인, 살얼음 위를 걷는 주식시장에 지금이라도 뛰어들어야 하는 것일까?
『부의 대이동』은 이와 같은 위기 속, 돈이 계속 풀려나오는 상황에서 세계의 돈이 지금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변화된 돈의 흐름을 알아본다. 그리고 이러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나의 포트폴리오 자산을 보호하고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를 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제안한다. 대한민국 최정상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경제적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유튜브 〈삼프로TV_경제의 신과 함께〉에서 찰진 비유와 귀에 쏙쏙 박히는 설명으로 세계 경제의 흐름을 짚어주는 오건영 저자는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자산으로 달러와 금을 꼽는다.
모두가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달려가는 이때, 왜 우리는 지금 달러와 금에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전례 없는 격동기를 겪고 있는 지금, 글로벌 시장 분석에 관해 남다른 안목을 보여주는 저자가 전망하는 코로나 이후 달라질 부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거시 경제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금리에 대한 지식과 기축 통화를 쓰는 글로벌 국가들이 서로 벌이고 있는 환율 전쟁 같은 복잡한 흐름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시 경제를 무시하고 투자에 임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투자란 기본적으로 돈이 흐르는 길을 예측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과 같은 변동성이 심한 시대에는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관점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 매크로 경제 전문가가 쓴 『부의 대이동』을 우리가 지금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시중에 엄청나게 많은 돈이 쏟아지면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언제 다시 재확산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 자산 시장 역시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혼란기일수록 전 세계의 부의 흐름이 어디로 가는지 살펴보고 포트폴리오를 보호하는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글로벌 안전 자산으로 최근 떠오르고 있는 달러와 위기 속에서 더 빛나는 금에 주목하며 이들 자산의 특성과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가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전작 『앞으로 3년 경제전쟁의 미래』에서 금리와 환율을 통해 세계 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읽어냈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 바뀐 돈의 흐름 속에서 어디에 어떻게 자산을 배분하면 좋을지, 좀 더 실질적인 투자의 관점에서 달러와 금에 접근한다. 하지만 단순히 이걸 얼마큼 사라, 저걸 사지 말라 같은 단편적인 이야기만 담고 끝내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달러와 금이 어떻게 경쟁했는지, 자산으로서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지, 자기만의 기준을 가진 올바른 투자의 방향을 제시한다.
국내 최고의 경제 유튜브 채널 [경제의 신과 함께]에서 나무가 아닌 숲을 보게 하는 저자의 강의에 감탄하고, 거시 경제에 대한 분석에 깨달음을 얻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도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꿰뚫어보는 저자만의 식견에 또 한 번 놀라운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