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죽음에 대해서도 일반인이 생각지도 못한 자신만의 세계관, 비가시 세계와 영성에 대한 독특한 해석을 하고 있다. 주인공인 웰즈의 죽음의 사인을 밝히는 추리소설로서 저승과 이승을 오가며 수사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초기 장면에서는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가 오버랩되지만 읽어가면 갈수록 사건의 전개가 치밀하고 반전도 있다. 중간중간 백과사전을 첨부하여 상식도 넗힐수 있는 양서이기도 하다. 이 소설의 명장면, 명대사, 명문장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면서 이 소설의 줄거리를 대신하고자 한다.
과거의 숭배로 명맥을 유지하는 예술은 다가올 미래에 자리가 없습니다. 프랑스 문학은 회귀적 성질을 버리고 현대성을 추구할 때만 세계무대에서 빛날 수 있다.
인류가 가진 많은 문제가 죽음의 공포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죽음이 두렵지 않다고 주장하는 성직자들이 심약한 영혼들을 통제하기 위해 죽음의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간이 죽음에 초연해지면 교회의 권력은 힘을 잃게 되겠지.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들은 몽매함을 부추기고 있는 거야.
작품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하는 건 시간이다. 고만고만한 작가들을 사라지게 하고 혁신적인 작가들만 영원히 살아남게 만드는 건 시간이라는 비평가가 지닌 힘이다.
태양은 우리 모두의 머리를 고루 비추고 있다. 같은 작가로서 우리는 서로에게 독자를 빼앗아 오는 경쟁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타이타닉은 공부를 한 엔지니어들이 건조했지만, 노아의 방주는 독학자가 만들었다. 그런데 뭐가 침몰하고 뭐가 대홍수를 견뎠는지는 모두가 잘 안다.
마이크로 페니스의 법칙 : 작가는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사를 통한 반론이 불가능하지만, 해당 평론가의 인물 됨됨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등장인물을 창조해 자신의 소설에 넣을 수가 있다.
살인 행위 자체를 우리가 무조건 부정적인 것과 연결 짓고 있다는 걸 지적하는 거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살인은 살아 있는 육체를 죽은 육체로 바꾸는 것에 지나지 않아. 어떻게 보면 살인자는 정신을 해방시켜 주는 존재이다.
나치 화학자들이 독일 병사들의 전투욕을 부추길 목적으로 코카 잎을 정제해 코카인을 지급했다. 같은 화학자들이 부상당한 병사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해 헤로인도 사용했다.
권력을 가졌다는 건 금지된 걸 과감히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선택은 포기의 다른 이름이다.
몸의 모든 부위가 재생 가능한 도룡농 아홀로틀은 영생불멸의 동물이다. 도마뱀의 경우 이런 재생 능력이 꼬리에 한정되지만 아홀로틀은 뇌를 포함해 몸 전체가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위정자들은 점성가나 영매를 공식적으로 곁에 두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두뇌만으로는 효율적인 통치가 어렵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정상의 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필연적으로 가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비가시 세계의 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나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 가능한 사람이 있는 건 파동의 발신과 수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인류는 바닥을 칠때까지 실수를 해 봐야 한다. 끔찍한 실수라도 배움을 위해선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의 어두운 면과 맞부닥뜨려 봐야 비로소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질러 봐야 고칠 수 있는 것이다.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데는 모종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하다.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다.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한다.
정확히 1백 마리라는 숫자를 넘어서는 순간 마치 전염이라도 된 듯 인접한 섬들에 서식하는 모든 원숭이 군집에서 똑같은 행동이 관찰되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밖으로 나와야 한다.
구투는 켈트어로 말을 뜻하는데, 신을 의미하는 아일랜드어 구스, 독일어 고트, 영어 갓이 여기서 나왔다.
현재 유럽인의 평균 수명은 80세지만 갈수록 백세 인생이 많아지고 있다. 지구의 전체 인류는 1백억 명을 향해 가고 있다. 그 자연스러운 추세에 우리가 제동을 걸려는 마당에 자네가 노년기를 연장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확장이 불가능하고 자원도 무한정 존재하는 게 아니다.
지구상에 인간이 너무 많으면 하는 수 없이 상쇄를 해야 한다. 세계 대전과 전염병, 지진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야 지나치게 높은 인간 군집의 밀도를 낮출수 있다.
짧아도 충만한 삶을 영위하는 게 무미건조하게 이어지는 긴 인생을 사는 것보다 낫다.
영혼이 머무르고 싶게 만들려면 육체를 잘 보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