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어릴적 향수에 단순히 소장하고 싶어 읽기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딸도 읽어보게 하고 싶었구요. 어릴적 전 앤이싫었어요. 말도많고 늘 공상에 빠져 위태로워 보였어요. 다이에나가 이쁘고 안심시켜주는 아이같아 좋아했구요. 근데 어른이되어 아이엄마가 되어 다시보는 앤은 너무 가엾고 안타깝고 씩씩함과 긍정적인 말투마져도 안쓰러워 눈물이 날듯 울컥 거렸네요.
어릴 적 이 노래가 흘러나오는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이 있었죠. 당시 머시마였던 나는 여자아이들이나 보는 만화인 줄 알고 흘려봤던 게 기억이 납니다.
'앤'을 통해 풍부한 상상력이 아이에겐 좋은 성장 동기가 될 수 있구나, 도 다시 한번 느꼈고, '앤'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였는지조차 새삼 다시 깨달았고 현재 나이들어 버려 순수함을 잃게된 본인에게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마릴라는 좀 성깔 있는 아주머니라고 기억하던 나의 생각을 이번 기회에 바꿔주었고, 초록색 지붕집과 에이번리 풍경을 머릿속에서 그려낼 수 있는 묘사도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틈틈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의 몇몇 장면들이 그 상상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어 다른 <빨강머리 앤> 책보다 '더모던감성클래식'이 책의 형태에서는 우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보다야 불편한 삶의 풍경이겠지만, 평온하고 따스한 그리고 아름다운 캐나다의 어느 한적한 마을 모습을 작품을 읽는 내내 그려볼 수 있었다는 점도 이 책이 가진 매력이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을에서의 삶은 이제 작품 속에서만 그려볼 수 있는 건가.... 팍팍한 삶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역시. 굿!
그녀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는 그녀가 남긴 일기, 원고 등이 있는데, 그녀의 생가는 박물관으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1874년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있는 클리프턴 마을에서 태어났죠. 생후 21개월만에 어머니를 잃고 캐번디시에서 우체국을 경영하는 외조부모의 손에 맡겨져 자랐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뛰놀며 섬세한 감수성과 작가적 재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재혼하여 서부로 떠났다.‘앤’ 이야기 속 이 시골 마을에서 몽고메리는 앤과 같은 감수성을 키우고 지역 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작가로서 재능을 키워갔습니다. 서정적인 묘사와 표현들은 이때의 경험에 기반한 것입니다. 10세부터 창작을 시작하였으며, 15세 되던 해에는 샐럿타운 신문인 [패트리어트]에 시 「케이프 르포르스 위에서」가 처음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이후 샬럿타운에 있는 프린스 오브 웨일스 대학과 핼리팩스에 있는 댈하우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교사가 되었으나, 스물네 살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외할머니를 위해 캐번디시로 돌아와 우체국 일을 도왔습니다. 틈틈이 글을 써 잡지에 시와 소설을 발표했으며 신문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죠. 이후 18개월 만에 완성한 『빨간 머리 앤』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거절당하고, 2년 뒤 다시 수정해 보스턴 출판사에 보내 비로소 출간했다캐나다 프린스에드워드 섬의 시골 마을 에이번리, 거기서도 가장 외딴 농장에 사는 매슈와 마릴라 커스버트 남매에게 중대한 시련이 닥칩니다. 농장 일을 도울 남자아이를 입양하려고 했는데, 삐쩍 마른 빨강머리 여자아이가 나타난 것이죠. 아이는 이름이 ‘끝에 E가 붙는 앤’이지만 ‘코딜리어’라고 불러달라거나, ‘흰 사과꽃이 만발하고 개울 웃음소리가 들리는 초록 지붕 집’에서 살게 해주면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엉뚱한 애원으로 마릴라의 혼을 쏙 빼놓게 됩니다...블라블라
아주머니, 어른이 되어 간다는 건 그런 나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아요. 어릴 땐 그렇게 간절히 바랐던 소원들도 막상 이루어지면 상상했던 절반만큼도 멋지거나 신나지 않는 것 같아요. 하나님은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문을 열어두신다.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좋은게 있다고 믿을래요! 행동이 예쁘면 얼굴도 예뻐보인단다.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수없어요. 주옥같은 문장 하나하나가 이런 동화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책보다 지금의 삶에 심금을 울리는거 같고 너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