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이 세자의 이름만큼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화에 주역으로 불릴만한 사람이 또 있을까? 권오현 회장의 전작 초격차를 너무 감명깊게 읽은 나머지 무려 같은 책을 세번이나 읽었던 만큼 이번 초격차-리더의 질문에 대한 기대도 무척이나 컸다. 전반적인 소감은 전작 초격차의 사회적 반향이 워낙 크고 일반 독자들의 후속 질문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그 책과의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후속작으로 이 책을 집필하게 된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주변에서 일본의 교세라 창업자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책을 추천을 많이 하셔서 읽어본적이 있었는데, 주로 창업자 또는 경영자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서 현실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에 반해 권오현 회장의 책은 굉장히 실무적이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경영 이슈 상황에서 대처 방법에 대해 인사, 전략, 조직운영, 신규사업 검토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중 승진과 성과급 지급에 대해서 Pay by Performance, Promotion by Potential 이라는 문구 이다. 실적과 연계된 무분별한 승진 대신, 과거 지향적인 성과에 대한 보상은 즉각적인 성과급으로 시행하고, 미래 지향적인 승진은 대상자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것 이라는 내용이다. 각설하고, 이번 신작 초격차-리더의 질문은 그 제목에서 부터 유추할수 있듯이 리더들이 실제 상황에 대한 해결 방법 등에 대해서 Q&A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인상적인 내용 몇가지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전문경영자와 전문관리자의 차이에 대한 설명부분이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구조가 Fast Follower 위치에 있었을때는 선진국들의 성공방식을 빠르게 모방해서 낭비와 실수를 줄여서 복제품을 만드는게 최우선순위였던 시절에는 "관리"의 가치가 최우선이 되었다. 관리의 삼성이라는 문장이 그냥 나온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시장을 리드해야하는 상황, First Mover 포지션에 있을때는 창조적인 혁신적인 것만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어야 한다. 지금 시대가 원하는 경영자 상은 작은것에 매달리고 사소한 것까지 관리하려 드는 마이크로매니저, 전문관리자가 아니고, 업무의 상당시간을 미래에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고 조직에서의 원활한 사고방식을 이끌어 내는 전문경영자인 것이다. 이상적인 전문경영자가 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권한을 위임하고 부하들에게 성장할 기회와 발판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바로 경영자는 방향과 목적만 제시하고, 아래사람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게끔 자율권을 준다. 훌륭한 리더나 위대한 리더는 미래 성장에 필요한 조치도 잘하고 실적도 좋은 사람들이다. 다음으로는 최고 책임자의 능력(Capability)과 그릇(Capacity)의 최적의 조합니다. 리더는 일에 대한 지식과 유능함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커야한다는 것이다. 능력은 지식의 영역이지만, 그릇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지식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큰 업적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지식만 축적하려고 할뿐, 지혜를 기르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혜를 기르는 일은, 그릇을 키우는 일이다. 저자는 지혜를 기르고 그릇을 키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며 경험해 보는 연습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다양한 배움과 경험들이 쌓여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리더가 능력이 부족하면 생존에 문제가 생기고, 그릇이 작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으며, 많은 병폐를 남기면서 미래를 망친다라고 일갈한다. 기업이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려면 리더가 조직의 미래를 위해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여기서의 혁신이란 현재보다 조금 나아지는 개선이 아닌 월등한 가치를 추구하는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저자는 혁신을 위해서는 리더가 통찰력, 결단력,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의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 중요한 순간에 결정할수 있는 결단력, 그리고 혁신의 과정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시행착오를 견디면서 일을 완수해 내는 강한 실행력이다. 이 뿐만 아니라 조직의 혁신을 가져올수 있는 조직문화측면에서 Positive System 보다는 Negative System 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의미있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