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전엔 수학이 대우 받지 않았지만, 4차혁명, 블록체인, 인공지능, 머신러닝이 알려지면서 핫한 주제가 바로 '수학'이다. 이러한 기조에 맞춰 스페인 수학 교육자인 "클라라 그리마"가 지은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란 책을 읽다.
이 책은 5부로 나뉘어 총 50가지 주제로 일상속에서 접할 수 있는 수학을 설명하였다.
그중 몇몇은 "아하!"를 말할 만큼 신선한 주제이고, 몇몇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제이고, 몇몇은 이미 알고 있던 주제이고, 그리고 몇몇은 이것도 수학이구나 라고 생각했다.
책에는 방송이나 매스컴에서 소개된 내용도 있는데, 친구관계의 역설, 감염확률, 예방 접종의 필요성, 정렬 알고리즘, 몬티 홀 딜레마(바꾸기 찬스), 인과관계와 상관관게, 몬테카를로의 오류 등도 다루었다.
"친구관계의 역설"은 SNS 같은 곳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양상으로 남들이 항상 나보다 친구가 많아 보이는 현상이다. 이러한 이유는 내 친구 중 한명이 마당발이기 때문이다. 특히 친구가 많은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그 지인들의 평균 친구 수는 껑충 뛰어오르고, 상대적으로 내 인맥은 초라하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런 종류의 사회 실험에 평균치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어떤 콘텐츠는 SNS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가지만 그보다 더 재밌거나 훌륭한 다른 콘텐츠들은 빛도 보지 못한채 흐지부지 사라진다. 그러나 운좋게도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사람의 계정에 링크되면 비로소 다수의 착각이 발생한다. 이렇게 다수의 착각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바르게 보는 것을 방해한다.
"감염확률"은 검사의 신뢰도와 발생 빈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유병률이 0.1%이고(1000명중 1명이 질병을 앓고 있다), 피검사자 수가 1만명이고, 검사 신뢰도는 병에 걸렸을 경우 80%, 병에 걸리지 않았을 경우 90%라고 하였을 때 검사시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피검사자가 감염될 확률은 얼마인가? 80%? 아니다. 유병률이 0.1%이므로 피검사자 1만명중 약 10명이 감염되었다고 추정할수 있으나, 실제 검사해보면 검사 신뢰도가 80%이기 때문에 10명중 8명만 양성반응을 보일것이다. 감염되지 않았음에도 양성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999명 더 존재한다. ?? 999명은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유병률이 0.1%이므로, 진짜 환자는 10명이고, 나머지 9990명은 건강해야 한다. 병에 걸리지 않았을 경우의 검사 신뢰도가 90%이므로 9990명중 10%인 999명이 가짜 양성 반응을 보인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검사받은 1만명중 양성반응을 보이는 사람수는 8+999=1,007명이나 되지만 그중 진짜 감영자 수는 8명 뿐이다. 따라서 양성 반응이 나왔을때 진짜 환자일 확률은 8/1007=0.79%이다. 겨우 0.79%라니...
"예방 접종의 필요성"은 앞에서 설명한 "친구관계의 역설"과 좀 다른 개념이다. 요즘 독감 예방 접종으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어 예방 접종하면 안되는것 아닌가 말이 많다. 하지만 예방 접종은 꼭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두가 다 예방 접종을 할 필요는 없다. (예전에 "안아키" 엄마들도 있었지만) 의학적인 이유로 백신을 맞을수 없는 고령자나 영유아등 특별한 이들을 보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백신을 맞을수 있는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하여 일종의 방어벽을 쌓아 집단 면역 체계가 형성되면,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이 받을수 없는 사람들을 철통처럼 둘러싸고 보호하기 때문에 질병이 침투할 틈이 없어진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할수 없는 사람중 "친구관계의 역설"처럼 핵심 친구가 배신을 거부하고 보호벽을 균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로 인해 백신 접종을 맞을수 없는 사람은 심각한 위험에 처해질수 있다. 그러므로 예방 접종을 맞을수 있는 사람은 꼭 예방 접종을 해야 한다.
"인과관계와 상관관계", 치즈 소비량과 골프장 수익의 관계는?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미국이 데이터를 보면 두 항목은 나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치즈소비량과 골프장 수익과의 상관계수는 0.989로 거의 1에 가깝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깝다는 것은 두 데이터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지만, 치즈 소비량이 늘어난다고 골프장 사업이 더 잘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상관관계는 인과관계를 반드시 수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