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 최근 역사에 관심이 많아 읽는 인문학 시리즈차원에서 구매했다. 계속 서양의 역사, 미술, 음악, 종교 등에만 관심을 가졌고 우리나라 문화는 등한시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초라해서다.
그러다, 요즘 일본과의 관계도 좋지 않아 임진왜란이나 일제강점기시대의 서적을 구매하려다 임진왜란시기로 정했다. 최근 일본 역사를 공부한 이유도 있고 해서..종류는 2가지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유성룡의 징비록.
난중일기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어릴때부터 참 많이도 들은 책이라 내용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래서, 들어는 봤지만 잘 모르는 징비록으로 정했다. 근데 이책을 다 읽고나서 지금은 이 책을 읽은 것을 후회한다. 아니 차라리 몰았으면 좋았을 듯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원래 조선 역사에 대해 가졌던 선입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 이책을 읽으면서, 읽고나서 내내 내가 한말은 이것이다
아~~~~~~, 진짜야 ~~~~, 머야 ~~~~, 너무하네~~~~, 아 짜증나 ~~~~, 이 놈들 머하는 놈들이야.
그외 차마 글로 못쓰는 심한 욕과 원망, 탄성, 정말 조선의 치부를 잘드러낸 책이다.
이 책을 쓴 유성룡의 의도 또한 이러한 치부를 드러내 보임으로써 다시는 이러한 비문강계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는 것이었지만 불과 3백년도 안되 우리는 더한 치욕을 보았다. 현재의 세계정세와 우리의 상황도 이때와 비슷해보인다. 무사안일, 오랜만의 장기간 태평성대
국란을 맡는다면 이의 원인은 정권의 것만이 아닌 국민도 원인일 듯.
이제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자
이 책은 선조때 재상을 지낸 서해 류성룡이 임진왜란의 7년 동안, 조정과 군문, 백성과 전쟁터의 상황 등 몸소 체험한 것들을 적어 반성을 주려고 한 것으로 다산 정약용도 여러번 읽고 아들에게 꼭 읽어야 할 책으로 꼽았다고 한다.
선조시대에는 오랜 태평성대와 정치적 붕당의 발생과 심화가 있었다.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동인 김성일과 서인 황윤길의 의견 대립으로 전쟁 방지 기회를 놓쳤다. 전쟁 2년전 정여립 역모 논란으로 발생한 기축옥사로 동인이 대거 몰락하고 천여명이 넘는 선비가 죽음을 당했다. 이는 정치를 통해 국가를 부흥하기보다는 상대정치 세력을 견제하고 몰락시킬수 잇다면 어떠한 행동도 서슴치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임진왜란전 단합된 철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점은 두고두고 아쉽다. 심지어, 한양을 버리고 북으로 피난하는 임금의 피란길에서조차 이들은 위기극복보다는 상대정치세력을 헐뜯고 비난하였다는 내용에서는 실소를 넘어 눈물이 날 정도로 슬펐다.
또한, 국제정세에 어두워 중국중심의 사대외교와 유교적 문신만 중시하다보니 일본과의 통신사 파견도 점점 줄어 일본의 성장에 눈을 감았고 이후 북방의 거란족과 여진족에게도 동일한 과오를 범하는 우를 범하였다. 전쟁 경험도 없는 문신이 전쟁을 지휘하고, 능력보다는 집안의 배경만으로 의사결정을 위임하고, 현장의 목소리보다는 한양의 탁상공론에 따라 판단하는 참으로 한심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일본의 주력군인 고니시 유키나가와 카토 기요마사가 급속히 북진을 하는 바람에 전라도가 상대적으로 안전하여 이순신이 서해로 진군하는 적의 수군과 보급선을 끊었고, 일본의 길어진 전쟁선으로 인해 취약해진 후방을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이 괴롭힘으로써 상대적으로 일본의 진군을 멈추게하는 개가를 가져왔다.
통상은 이러한 전공에 대해 크게 상을 내리고 관직을 올려 사기를 북돗우어 주련만, 선조는 오히려 이순신을 벌하여 죽음에 이르게 할뻔하고, 무능한 원균을 높이 평가하였으며, 전공이 큰 의병들에게는 상은 커녕 모함으로 억울하게 죽게하는 우를 범하였다.
. 그것도 모자라 전란후에는 전쟁을 담당한 선무공신보다는 임금의 피란을 수행하고 호휘한 호성공신을 몇배 높게 책정하였고, 명나라 군대는 나라를 다시 세운 은혜를 베풀어준 은인으로 포장했고 조정 중신들은 나라를 건국하거나 국난을 극복한 왕에게 붙이는 "조"를 붙임으로써 자신의 무책임한 몽진과 파천의 책임으로부터 벗어나려고만 했다.
흔히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들 한다. 이 책은 부끄럽다 못해 치욕적인 우리의 과거를 보고 반성하기에는 제격인 책이다. 한번쯤은 이책을 읽고 오늘의 우리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