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역사와 여행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보니 역사기행에 관한 책은 신간이 나올때 마다 읽는 편이다.
최태성 선생님의 "역사의 쓸모"는 그 동안 내가 읽는 책과는 조금 다른 역사로 부터의 배움에 관한 책이다.
부제 "자유롭고 떳떳한 싦을 위한 22가지 통찰"를 통하여 알수 있는 것처럼 역사를 시대순으로 서술하지도 에피소드 순으로
배열하지도 않았지만 역사를 통하여 과거의 인물을 통하여 현재 고민을 통찰 할 수 있다는 발상이 참으로 신선하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한두번씩 들어 본 인물들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배울수 있다는 것은 역사를 실용적으로
해석(쓸모) 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다.
저자는 4가지 주제를 가지고 삶이라는 문제에 역사보다 완벽한 해설서는 없다고 주장한다.
제 1장에서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라는 주제를 다루는데 이 장에서는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우리가 역사를 어떠한
자세로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을 제공한다.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탐험에서는 삼국유사가 우리의 역사에서 왜 중요하고 왜 우리에게 보물같은 존재인지에 대하여 논한다.
정사위주의 삼국사기에 비하여 삼국유사는 야사위주로 씌여져 있지만 우리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우리나라의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 편에서는 조선시대의 성군이었던 정조와 우리나라의 네오나르드 바친비라 할 수 있는 정약용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정약용에 대한 정조의 사랑과 귀양을 가서도 좌절하지 않고 역사의 구경꾼으로 남지 않기 위하여 수많은 책을 저술했던 정약용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으로 전해진다.
제2장에서는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에 대하여 혁신, 성찰, 창조, 협상, 공감, 합리, 소통에 관하여 논한다.
역신, 창조 등은 현재나 미래의 일이하고 치부하고 동시대에서 답을 찾으려는 우리에게 저자는 과거에서 답을 찾으라고 조언하다.
삼국시대 약소국이던 신라가 강대국이던 고구려와 백제를 물리치고 삼국을 통일하기 위하여 취했던 혁신적인 발상, 태양의 제국이었던 잉카제국의 멸망, 강대국 고구려의 멸망에서 배울수 있는 안일한 태도, 세상을 바꾸기 위한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사실 금속활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사용되었지만 지식의 전파등을 위한 목적으로 대중적으로 상용된 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최초라고 한다),
협상의 달인이었던 고려의 서희가 거란의 소손녕과 담판했을 당시의 협상 전략 등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많은 귀감이 된다.
왜 할아버지, 할머니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으로 왔을까 편에서는 편협한 노인네라고 폄하했던 자신을 반성하고 그분들이 겪어왔던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속에서 체면보다는 실속을 차렸던 고구려의 장수왕은 미중일러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리의 외교현실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제3장에서는 한번의 인생,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하여 다룬다.
억압으로 부터 자유로워지려면(정도전), 삶을 던진다는 의미(김육), 바다너머를 상상하는 힘(장보고),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어야 한다(박상진), 시대의 과제를 마주하는 자세(이희영)...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한때 대한민국에 '멘토'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언해 주는 사람을 멘토라고 하는데,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멘토를 만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시대의 멘토라고 불리며 지지를 얻던 사람들이 가끔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다방면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유행처럼 인기를 얻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질타를 받고 순식간에 몰락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 이럴 경우 이미 검증된 역사 속 인물을 멘토로 삼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제4장에서는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고민할 숙제를 남겨준다. 각자의 삶에는 자신만의 궤적이 필요하다. 시민이라는 말의 무게 등 시민으로서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떠한 삶을 살것인가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