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아마도 과학 분야에서는 역사가 가장 오래됐을 것이다. 과학 발전의 선구자는 천문학이었다. 밤하늘을 관찰하다 보면 특별한 현상이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유성, 혜성, 초신성이 나타날 때도 있었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맨눈으로 관찰이 가능했기 때문에 별에 관한 정보를 쓰고 별자리 지도를 만들 수 있었다. 1600년 무렵 망원경이 발명되면서 천문학은 한 단계 도약했다. 그러나 천문학은 그 특성상 실험을 하기 어려운 학문이었다.
엠페도클레스의 클렙시드라 실험과 아르키메데스의 욕조 실험 사이에는 약 200년의 시간이 있는데 그동안 인류의 계산력과 학문에 대한 이해력이 크게 향상됐다. 그러나 아라비아의 과학자, 기술자, 연금술사 덕분에 과학이 발전하고 이슬람의 황금시대가 동트기 전까지, 과학 분야의 발전은 정체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잠시 암흑기에 머물러 있던 과학에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발표하고 그로부터 67년 후 갈릴레이가 목성의 위성을 발견하면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옳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르키메데스의 최고 업적은 수상쩍은 왕관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어냈다는 것이다. 히에론 2세는 왕관 제작자에게 순금 한덩어리를 주며 새 왕관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다. 완성된 왕관은 겉은 화려했으나 히에론 2세는 왕관 제작자가 몰래 금을 빼돌리고 그 만큼을 은으로 바꿔치기 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왕관의 무게는 그대로였지만 정말 순금으로 왕관을 만들었을까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왕관을 훼손하지 않고 이 문제를 풀었다.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 들어가 몸을 담그던 순간 두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는 담근 몸의 부피만큼 수면이 올라간다. 다른 하나는 물에 들어가면 자신의 몸무게가 가볍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즉 물의 무게만큼 부력이 위쪽으로 밀어 올려주기 때문인데 이것이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다. 이 원리에 따라 물통에 물을 가득 채운 뒤 왕관을 집어넣고 바닥으로 넘친 물의 양을 측정했다. 질량을 부피로 나누면 밀도를 구할 수 있다. 밀도를 구하는 법을 알고 있던 그는 밀도와 질량을 이용해 부피를 구했을 것이다. 물론 그는 순금 약1키로그램의 부피가 0.33리터라는 사실을 알았을 테고 은은 금보다 밀도가 낮으므로 은이 섞이면 부피가 커진다는 점을 예상했을 것이다. 따라서 같은 질량이라면 금보다 은의 부피가 훨씬 크다. 그런데 물체의 부피는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 아마 아르키메데스는 물이 밀어 올리는 힘, 즉 부력의 원리를 이용했을 것이다. 그는 왕에게 약 1킬로그램의 순금을 빌린 뒤, 왕관과 금을 양팔저울 위에 올려놓고 두 물체의 질량을 똑같이 맞췄다. 그리고 이 상태 그대로 저울을 물통 속에 집어넣었다. 왕관이 순금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왕관의 부피는 0.33리터보다 클 것이다. 부력은 부피에 좌우되므로 당연히 부력도 커질것이다. 따라서 왕관이 순금보다 위로 떠 올라야 한다. 왕관이 놓인 쪽 저울이 위로 떠 올랐다. 이후 금을 몰래 다른 금속으로 바꿔치기 한 왕관 제작자는 즉시 처형되었다.
갈릴레이는 모험을 걸고 획기적인 실험을 했다. 이어 로버트 보일과 아이작 뉴턴은 화학과 물리학의 기반을 탄탄히 다져놓았다. 과학자들은 실용적인 기술과 이론으로 새롭게 무장됐고 소리의 속도, 빛의 속도, 지구의 질량, 날개의 공력특성을 측정했다. 이러한 과학적 성과는 대부분 유럽, 특히 독일에서 탄생했다. 그 후발주자로 미국이 과학 분야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19세기 말 무렵의 과학계에는 놀라운 발견들이 줄을 지었다. 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엑스선, 방사선, 전자가 발견된 것이다. 이는 과학사상, 이론, 실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20세기 초반에는 물질의 성질에 관한 연구로 비약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세계는 두 진영으로 갈렸다. 각국은 과학자들을 군사프로젝트에 투입하여 레이더, 마이크로 파장 등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렸다. 전쟁이 끝나고 기초과학 분야가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천문학자, 천체물리학자, 우주과학자는 더 정확하게 우주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의 집적회로 밀도는 2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대로 컴퓨터의 성능도 2년에 두 배 속도로 성장했다.
이 책의 연구에 대한 소개는 2009년 힉스 입자 발견 연구를 종결된다. 입자는 빨리 움직일수록 손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입자가 더 많이 손상될수록 더 많은 비밀이 풀릴지 모른다. 이러한 까닭에 물리학자들은 엄청난 속도로 입자의 움직임을 가속화시키는 장치를 발명해왔다. 처음에 물리학자들은 정전형 가속기를 사용하다가 연속적으로 형성된 전기장이 하전 입자들을 앞으로 밀어내는 선형 가속기를 사용했다. 선형 가속기에서는 입자 뭉치들이 판에 다가오면서 판위에 있는 반대 전하에 의해 끌어당겨진다. 입자들은 판의 구멍을 통해 오가면서 반대 전하로 바뀐다. 이과정을 거치면 반대 전하로 하전된 입자들이 원래의 입자들을 밀어내고 다른 판을 향해 더 빨리 움직인다. 이때의 프로세스는 선형으로 연속적으로 이뤄진다. 그 다음에 등장한 장치가 사이클로트론이었다. 사이클로트론의 기본 작동 원리는 선형 가속기와 유사한데 원형으로 휘어지는 프로세스다. 입자들은 먼저 전자기장에 의해 원형으로 당겨진 후 에너지가 1,500만 전자볼트에 도달할 때까지 속도가 빨라지면서 계속 회전을 한다. 싱크로트론은 사이클로트론이 업그레이드된 장치로, 이 장치를 이끄는 자기장은 입자빔과 동시에 생성된다.
물리학자들의 꿈은 힉스 입자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밝혀냄으로써 입자 물리학계의 최대 미스터리를 풀고, 표준모형의 결점을 보완하여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주의 25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베일에 싸인 암흑물질과 초대칭 이론에서 예측하고 있는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형태의 새로운 구성을 가진 강입자가 발견됐다. 학자들은 빅뱅이후 몇 밀리초 내에 우주에서 구성된 것으로 보이는 에쿼크-클루온 플라스마를 관찰했고, 희귀 입자의 붕괴 현상을 통해 초대칭에 대한 증거를 찾았다. 하지만 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힉스 입자에 대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