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맛있는 음식과 술을 곁들여 먹는걸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나가서 사먹는 것 뿐만 아니라 안주를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알게되어 맛있는 소소한 안주들을 익혀보자는 마음에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에 자리잡은 일본인으로, 위스키에 어울리는 안주라는 컨셉에 걸맞게 일식 기반 외에도 유럽, 그리고 한식을 응용한 위스키 안주들을 다양하게 소개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알게된 위스키에 대한 지식도 쏠쏠한데, 얼마 전에는 버번 캐스크에 입문하게 되어 그에 맞는 안주들을 집에서 하나씩 도전해 보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요리들은 아무래도 안주다 보니 양이 많지 않은 대신, 과일에 절이는 등 요리를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하는 밑작업이 복잡한 안주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가정집에서 따라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그러다보니 점점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안주들을 판매하는 위스키 바를 찾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게 되었다.
요새는 위스키 바들도 전통적인 초콜릿 등 말고도 한식이나 양식을 응용한 안주들을 많이 내는 것 같은데, 평소 위스키 바에서 하나도 요기 되지 않는 과자류를 주로 파는 것이 불만이었던 나로서는 환영할 만한 변화이다. 음식이 술과 잘 조화되어 맛있을수록 술도 더 맛깔나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저자도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 여행하다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 정착하며 술과 요리를 즐기게 되었듯이, 결국 가장 좋은 안주는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올 연말에는 이 책에서 소개한 안주들을 부족하게나마 만들어 소중한 사람들을 초대하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