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저자 우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인데, 저자가 우리나라 부동산 상승 전망에 대한 글을 게시한 것을 몇 번 읽은 적이 있었다. 저자는 인간의 본능을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돌띠’라 부르면서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며 많은 사람이 부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부동산 이슈들에 대해서 지식나눔을 하곤 했었다.
이 책은 저자가 과거 네이버 카페에 게시하였던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와 관련된 글들을 포함하여 노벨상을 수상한 유명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저자의 입장에서 해석한 글들을 정리한 것인데 책의 제목을 ‘부의 인문학’이라고 명명한 것이 흥미롭다. 부동산 및 주식 투자와 같은 돈 버는 것에 대한 이야기인데 인문학이라고 제목을 정한 것이 왠지 참신하게도 느껴진다. 돈을 버는데 무슨 철학이 있을까? 돈은 숫자로 계산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학, 경영학에서 가르쳐주는 재무론, 투자론 보다도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탐구와 이해가 중요하다는 측면에서 부자가 되는 것에도 인문학적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경제학자의 주장을 어떻게 투자 시사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일반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투자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저자는 과거 여러나라의 역사 속에서 시장에 반하는 정책들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효과를 설명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펼쳐지고 있는 반시장적인 부동산 정책이 가져올 수 있는 역효과에 대하여 경고를 하고 정책결정시 참고하여야 하는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전략적 사고 없이 무턱대고 열심히 하면 빨리 망한다”는 글에서 저자는 ‘열심히만 하면 성공할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할 수 있는 대중들에게 하버드대학교의 마이클포터 교수의 경영전략이론을 아주 쉬운 예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마이클포터 교수는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경쟁요소로 5가지(5 forces), 즉 신규 진입위험, 라이벌 기업간의 경쟁, 공급자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 상품이나 서비스의 대체위험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이러한 마이클포터의 경쟁전략을 활용하여 분석할 경우 주식투자 의사결정이든 개인사업의 진출여부 결정이든 또는 심지어 취업대상 기업의 선정 등을 포함한 다방면에 응용하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글에서 저자는 대중을 위한 사회주의적인 정책, 예를 들어 최저임금제, 임대료 규제정책, 우유가격 통제정책(프랑스 로베스피에르) 등이 왜 당초 의도한 정책목적과는 다르게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노동자와 세입자 등 저소득층의 삶을 어렵게 만들게 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기반하여 자유롭게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도 완벽하지 않고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대체할 만한 더 좋은 체제가 없는 이상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좋은 체제이며, 여기서 멀어진 나라일수록 빈곤에 허덕이고 비참하게 산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 미래의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되며 어느 지역의 부동산에 투자를 하는 것이 좋을까? 저자는 부동산 가격도 경제원칙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결정되며, 한계효용학파에 따른 가격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소비자) 입장에서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이 수요가 쇠퇴하는 지역에 비해 투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서울과 지방 부동산은 양극화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화의 특징과 기술혁신이 미치는 공장자동화 등의 영향 그리고 혁신산업의 성장 특징을 분석해 볼 때, 혁신기업이 모여있는 서울지역과 울산,창원,구미,거제도 등의 제조업 중심도시의 부동산은 양극화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즉, 세계화와 기술혁신은 선진국 제조업의 몰락을 가져온 반면 IT기업과 바이오, 패션 등과 같은 혁신업종에는 비약적인 성장의 발판을 제공하였으며, 혁신기업은 뭉침의 힘(풍부한 인재, 지식전파, 지원인프라)이 강한 곳에서 성장하는 특징이 있어, 인적자원이 몰려 있는 곳에 혁신기업이 몰리고 이러한 혁신기업이 생기는 도시는 번성하고 발전한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도시는 왜 불평등한가(리처드 플로리다著)라는 저서를 통해 슈퍼스타 도시 전성시대가 도래했고 슈퍼스타 도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재를 끌어들여서 번성하게 되고 나머지 자잘한 도시는 몰락하게 되어 슈퍼스타 도시와 다른 도시 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불평등이 확대되는 현상은 피할 수 없다고 보았다. 도시의 승리(에드워드 글레이저著)라는 저서를 통해 제조업의 몰락과 지식기반 산업사회로의 이동 때문에 2000년 이후 슈퍼스타 도시의 집값이 급등했으며 세월이 가면 갈수록 슈퍼스타 도시인 서울과 여타 도시의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다.
결국, 저자는 도시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著)인 일자리와 음식문화, 패션문화, 엔터테인먼트와 예술을 즐기고 짝을 만나기가 용이하고 치안이 좋고 자녀를 교육시키기 좋은 서울에 집을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이러한 주장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과 차액지대론을 통해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서울에 집과 땅을 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케인즈 등 여러 경제학자와 위대한 투자자의 사례를 인용하며 반드시 이기는 주식투자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주식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사항은 무엇일까?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즈의 투자법에서 시사하는 점은 소수의 투자자 편에 서라, 분산투자가 아닌 집중 투자하라, 장기투자하라, 신용투자 하지 마라, 하루하루 시장의 변동을 무시하라, 싸게 사라(저PER주, 저PBR주) 등이다. 리처드 세일러의 주장을 인용해서는 3년간 투자수익률이 낮은 주식군에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하고 대니얼 카너먼 주장을 인용하여 손실의 공포에서 벗어나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고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요즘 같은 저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투자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주장이 매우 의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아울러 돈을 벌기 위해서는 부동산과 주식 거품을 미리 알고 피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로버트 실러가 만든 CAPE지수와 S&P/Case-Shiller지수를 소개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가 부자가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본능으로 무리짓는 본능, 영토 본능, 쾌락 본능, 근시안적 본능, 손실 공포 본능, 과시 본능, 되시 환상, 마녀 환상, 인식체계의 오류 등 9가지 본능을 제시하면서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이러한 본능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우리의 본능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