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작성] 알아두면 쓸 데 있는 생활 속 법률 지식 , 채건 투데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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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 중에 ‘법꾸라지’라고 들어본 적이 있다. 이는 ‘법+미꾸라지’의 합성어로, 법을 잘 알아서 미꾸라지처럼 요리저리 법망을 잘 피해 나가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데,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이는 단어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도 분명히 있다. 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우리 현실에 가깝게 적용되고 있고, 법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무기가 되는지 ‘법꾸라지’라는 단어를 통해 생각해볼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50개의 주제를 민사법 영역 과 형사법 영역, 그리고 헌법 영역으로 나누어 실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분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와 이에 따른 해제로 인한 원상회복, 유언의 방식과 법정방식에 어긋난 유언의 효력, 내용증명의 의미와 쓰는 방법, 임대차관계에서 집주인의 수선의무, 소멸시효의 개념 및 소멸시효기간, 소멸시효의 중단과 시효이익의 포기,보증계약과 연대보증계약의 개념 및 차이점 편을 통해서 생활속에서 꼭 필요한 기본 법률 지식의 기초를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제2장 형사법 영역의 절도죄와 점유이탈물횡령죄에 대해서, 각 범죄에 따른 형법상 폭행의 의미, 친고죄에서 고소 시 주의점, 모욕죄에 대하여,권리남용금지 원칙과 일반교통방해죄 ,주거침입죄에서 대하여 ,사인의 비밀녹음 및 촬영 사진의 증거능력,집행유예와 선고유예에 대하여 편을 통하여 뉴스에서 접했던 기사들을 좀 더 심도있게 이해 할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매매의 심각성, 심신장애상태와 그에 따른 법적효과 편을 접할때에는 곧 만기출소를 앞두고 있는 조** 사건과 관련하여 생각하지 않을수 없었다.
제3장 헌법 영역을 읽을떄는 대입시절 논술준비를 할때, 그리고 입사 준비시 면접 주제로 생각해봤었던 다양한 주제들을 다시 접하게 되었다. 양심적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하여, 흡연권과 혐연권의 대결, 낙태죄에 관하여, 시각장애인의 생존권보장과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존엄사와 안락사에 대하여, 착한 사마리아인법에 대하여 등이 그와 관련된 주제이다.
십여년 이상의 세월과 삶의 경험, 그리고 이 책을 통한 법리적 접근 등을 통해 그 시절 내가 준비해두었던 논술 답안, 그리고 면접 예상질의에 대한 나름의 논리와 지금의 생각은 많이 달라져있기도 하였다. 가볍게 기초법률에 대하여 퇴근길에 읽어보려던 애초의 생각과는 달리 제 3장은 한편 한편 넘어가기가 꽤 시간이 걸려 읽게 되었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지하철에서 다른 사람이 흘린 지갑을 주웠든, 당구장에서 손님이 두고 간 지갑을 주웠든 지갑을 주운 사람 입장에서는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전자는 점유이탈물횡령죄, 후자는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한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해지지만, 절도죄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므로 형량에도 많은 차이가 난다. 당구장에서 지갑을 주운 손님은 지하철에서 지갑을 주운 승객보다 형량이 많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사람에 따라선 남이 흘린 지갑을 줍는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생활 법률과 상식 차원에서 알고 있으면 유익한 법률 상식에 관하여 상당히 많은 주제로 법률 상식 및 기초를 소개했고, 비교적 어렵거나 무겁지 않은 수준에서 정리를 해 주었다.
아무쪼록 가벼운 마음으로 읽은 이 한 권의 책이 나를 비롯한 많은 일반 독자들이 예상치못한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퇴근길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