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학을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은 없지만 업무적으로 필요해서 전문 서적을 사다놓고 찾아보거나, 직장에서 제공하는 연수 과정을 통하여 회계학 공부를 꾸준히 해왔다. 은행업무는 회계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필요로 한다. 여신업무에서 기업의 재무제표를 읽고 분석하는 능력과 기업의 재무 상태의 문제점이나 향후 영업 추정 등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에는 창업투자회사, PEF 관련 업무에 관심이 많아서 나름데로 열심히 공부를 해왔다. 그리고 여신업무에서 부실채권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분식회계를 감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분식회계란 회사의 재무제표상 수치를 임의로 조정하여 왜곡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분식이라는 의미는 “가루로 꾸민다”라는 의미가 있으니, 보통 재무제표를 좋게 보이고자 하는 시도에서 이러한 단어가 사용되는 것이다. 의도적이던 의도적이지 않던 간에 재무제표를 읽는 능력 회계기준에 대한 정확한 상식과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기업의 분식을 읽어 낼 수 없다.
수익에 있어서 매출을 선인식하거나, 가공 매출, 매출액 지연 계상, 수익 인식 기준 위반, 비용에서 발생한 비용의 자산화, 비용의 선인식, 발생한 비용의 이월, 충당부채 조정, 부실자산 과소상각, 회계 정책의 추정의 변경, 원가계산의 조정 등이 분식의 유형이고, 그 외에도 자산 및 부채 상계, 특수관계 회사 출자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업무적으로 회계학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
산업금융채권 발행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산업은행의 특수성도 회계학에 대한 지식을 요구한다. 회사채시장에 대한 이해와 금융채 발행에 대한 업무의 기본은 회사채, 금융채에 대한 회계학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직 회계사들의 도움으로 업무 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다 보니 회계학은 대강의 원리를 이해하고 세부적인 것 들은 공부를 등한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재무회계 워크북”이라는 책을 통하여 이러한 기존의 생각들을 많이 바꾸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인터넷 유명강사인 김기동 회계사이다. 명성에 걸맞게 핵심만 정리를 해서 깔금하고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고, IFRS의 난해한 내용을 쉽게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중급회계에서 다루는 재무보고를 위한 개념체계, 이익개념과 측정기준, 재무제표와 공시, 수익의 인식,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수취채권, 재고자산,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 차입원가의 자본화, 무형자산과 기타자산, 금융부채와 사채, 충당부채와 종업원급여, 자본, 투자목적 금융자산, 관계기업과 공동기업투자, 복합금융상품, 주식기준보상거래, 주당이익, 리스, 법인세 회계, 회계변경과 오류수정, 현금흐름표 등을 다루고 있다.
또한 고급회계의 영역인 환율변동회계와 파생상품, 사업결합과 합병회계, 연결회계 등을 다루고 있다. 거의 회계학의 전 영역을 간결하게 요약정리하고 연습문제를 풀 수 있는 책이다. 수험서로도 좋지만 회계학을 재미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은 책이라 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도 유용하겠다.
재무회계는 매년 정기적으로 개정되는 것이 아니고 개정될 때마다 책을 개정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워크북은 최신 개정된 내용을 반영하여 개정된 5번째 개정판이다. 특히 책의 서술이 수험생에게 암기하고 연습하기 좋도록 편집된 것이 돋보인다.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단권화”를 해서 반복 학습을 하는 방법을 권하는데, 이 책은 회계학을 단권화하기 아주 좋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업무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도 빠르게 찾아보기 좋을 편집이다.
수험생의 경우 연습서, 객관식 교재를 공부할 때 빠르게 계산 구조를 정리할 수 있는 책이 필요한데 그런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주관식 문제를 쉽게 접근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론 설명이 비교적 풍부하게 정리되어 있고, 연습문제도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워크북, 서브노트라기 보다는 말 그대로 회계학 이론을 요약한 책으로 봐야 할 듯하다.
주관식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는데도 유용한 편집이다. 책이 두꺼운 편이 아니지만 비교적 다양한 사례를 다루고 있다. 사람마다 활용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문제를 풀면서 특정 챕터 이론을 조금 더 공부하고 싶을 때 추가로 다른 책을 살펴 보았다. 이 책을 통하여 회계학을 단시간에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추가적으로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