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는 추방과 멀미,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오직 현재, 여행하는 인간, 호모 비아토르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 노바디의 여행, 여행으로 돌아가다의 목차
순으로 되었있다. 오랜만엥 가볍지만 아주 마음에 공감이 닿는 두권의 책을 읽었는데 한권은 김이나의 "보통의 언어"들이고
나머지 한권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다.
김이나의 보통의 언어들이 일상의 언어들에서 포착한 마음의 풍경 매 순간 결핍과 고독감에 대하여 그동안 대중과 긴밀히 소통해온
경험을 살려 평범한 단어들 속에 깃들인 특별한 가치를 찾고 사람의 지향점을 풀어간다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는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며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
일 것이다. 인생이라는 삶의 여행을 통해 치열하게 맹목적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아폴로 8호에서 보내온 사진을 보고 많은 공감
을 얻고 삶을 대하는 태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을 많이 새삼 느끼게 해준책이다.
여행이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수도 또라는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상수보다는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행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애초 품었던 여행의 목적이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오 미료하게 수정되거나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를 목적 대신 얻게 되는 경험, 작가는 이것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왔다고 말한다.
여행은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기고 한다. 집안 벽지의 오래된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원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삶은 풀리지 않는 삶의 난제들과 맛서기도
하지만 가끔은 달아나는 것도 필요하다. 중국의 고대 병법서 "삼십유계"의 마지막 부분은 "패전계"로 적의 힘이 강하고 나의 힘은
약할때의 방책이 담겨있는데 서른 여것계책중에 마지막 계책은 주위상주走爲上으로 불리할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
다. 흔히 삼십육계 줄행랑이라고 하는 말이 여기서 온 것이다. 인생의 난제들이 포위하고 위협할때면 언제나 달아나는 것도 한
방책이다.
이제 우리는 칼과 창을 든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은 다른 적 나의 의지와 기력을 소모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
한다. 때로는 내가 강하고 때로는 적이 강하다. 적의 세력이 나를 압도할때는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럴때는 삼십육계의 마지막 계책을
써야 한다. 여행을 떠나 현실세계로부터 도피 하는것도 하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좋은 방책이다.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힘이기도 하며 인류릐 속성이기도 하다.
우리는 왜 끝임없이 여행을 갈망하는가 일상의 장소를 벗어나 생생하고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 여러가지 일들로 번잡해진
머리를 비우고 먼 곳에서 홀로 휴식을 취하고픈 마음은 우리를 여행하고 인간(호모 비아토르)으로 만든다. 아폴로 8호가 찍은 지구돋이
사진을 통해 인류 모두가 지구위의 승객일 수 있는 이유가 인류는 언제가 나타났다가 그곳을 여행하고 언제가는 떠나기 때문이라는
말에 아주 많이 공감을 해본다. 지금 이순간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을 여행중이고 이곳에서의 삶이 다하는 순간 즉 지구를 떠나는
순간은 곧 여행의 종지부를 찍는 단순이 우리는 지구의 여행을 하는 손님이다.
자기의지를 가지고 낮첫ㄴ 곳에 도착해 몸의 온갖 감각을 열어 그것을 느끼는 경험 한번이라도 그것을 경험한 이들에게는 일상이
아닌 여행이 인생의 원점이 된다. 일상으로 돌아올때가 아니라 여행을 시작할 때 마음이 더 편해지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이번 생은
떠돌면서 살 운명이라는 것, 귀환의 원점 같은 없다는 것 이제는 그걸 받아들이리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