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라는 제목은 최근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던 나의 호기심을 강하게 일으켰다.
베스트셀러에도 올라온 책이기에 책의 구성도 탄탄하게 짜여졌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책의 목차를 자세히 살피기 전에는 기억력, 생산성, 수면 질 개선을 위한 생활 습관 개선 방법과 스킬 위주의 안내서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면밀히 목차를 훑어 보니 예상 외로 뇌를 맑게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책에 가까웠다. 한번도 장 건강과 뇌 건강 사이에 연결고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었었는데, 맑은 정신을 위해 선결되어야 하는 것이 장 건강이라니...! 이 책에 대한 흥미가 배가 되는 순간이었다.
작가인 톰 오브라이언은 30년 넘게 기능의학 전문가로 활동해왔으며, 기능의학연구소의 겸임 교수로 재직중인 분이라고 한다. 기능의학은 현대의학과 달리 치료보다는 질병의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래서인지 몸의 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는 것들을 경계하고, 유해한 물질을 함유 또는 섭취로 인해 유해한 물질이 유발될 수 있는 식품 섭취를 제한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우리 생활 곳곳에 있는 인공 화학물질을 경계하고, 가능하면 유기농 제품을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더불어, 책 전체를 관통하며 일관되게 주장했던 것은 글루텐, 설탕, 유제품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생성하여 면역력을 저하하고, 나아가 우울감과 기억력 등 뇌 건강 저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멀리하라는 점이었다.
인체의 면역체계를 근거로 피해야 하는 식품, 가까이 해야 할 식품 등을 자세하게 기술하며 뇌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은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일반적인 뇌과학 책은 뇌의 기능에 국한되어 있으며, 뇌 기능을 진작시키는 방법도 뇌라는 기관 특성에 집중하여 기술했기 때문에 다른 책과는 차별화된 특색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저자가 제시한 음식 제한, 염증의 원인과 현상을 확정적인 어조로 저술했던 점이 아쉽다. 기능의학에 관하여 아직은 학계에도 다양한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기능의학이 생소하기에, 기능의학자의 시각으로 저술한 본 저서의 내용이 의학계에서는 어떻게 해석되고 있는지 궁금하여 인터넷 서치를 해봤다. 의대 출신 분들도 현대의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음을 인정하고, 기능의학적인 해석도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으나, 기능의학계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검증되어 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을 감안할 때 조금은 더 열린 자세로 주장을 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내용의 정합성은 전문적인 의학지식이 없기에 검증할 수는 없지만, 뇌라는 기관도 우리 신체의 일부임을 유념하며 건강한 식습관과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은 책이었다. 건강한 육체에 맑은 정신이 깃든다는 말의 과학적 근거를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