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1분기 말 큰 하락장이 펼쳐진 후 찾아온 유동성 장세로 무서울 정도로 고공행진을 하며 치솟는 주가 그래프를 보면서 '상승장 이후 찾아올 약세장은 얼마나 크고 깊을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역사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인 켄 피셔는 포브스에 칼럼 '포트폴리오 전략'을 33년간 연재하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켄 피셔는 가치투자의 거장으로 유명한 필립피셔의 아들이기도 하다. 시장에 PSR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사람으로, 성공적인 투자 실적을 통해 포브스 선정 세계 거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저자 본인이 성공한 투자자이기에 그가 전하는 주식시장의 반복적인 패턴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읽어 내려갔다.
본 책의 목차를 보면서 그 동안 내가 생각했던 고정관념이 한번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경험했다.
1장 제목부터 고정관념을 크게 흔들었다. '이번에는 다르다'라는 생각은 언제나 틀렸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 본 것 같은 도입문이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Fed가 아무리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정정책을 펼쳐도 지금의 유동성 장세는 언젠가 가라앉을 것이고, 높이 솟아 오른 만큼 큰 경기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이러한 걱정을 지속하는 사이에도 주식시장은 활활 불타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큰 하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강한 두려움이 주식시장으로의 진입을 막아 섰다. 유동성 지원이 그치면 결국 장기 불황의 그림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생각은 언제나 틀렸다고. 늘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있었고, 심지어 더블딥에 대한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마치 기우제를 지내며 언제 올지도 모를 빗방울을 기다리는 것만큼 현명하지 못한 판단이라고 일침했다.
4장. 존재한 적이 없는 장기 약세장을 살펴보면, 약세장이 나타난 적은 있지만 큰 조정이 일어나도 수익률에 큰 타격을 주지 못했던 과거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하락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한 행동임을 강조하고 있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과거의 사건이 미래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의 심리는 시대 불문 반복되어 나타나며, 사람들은 유사한 과거 사건을 계속 잊으며 교훈을 얻지 못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례만 제대로 분석해도 약세장이 지배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상승하는 주가차트 앞에 후회 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를 통해서 정보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이데올로기나 기자의 주관적인 의견은 배제하고 객관적인 사실과 과거의 사례를 함께 상기하며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노이즈를 거르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