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해는 '코로나' 라는 세 글자로 설명될 수 있을만큼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살고있다. 뉴스에서도 'with 코로나'라는 말을 통해 우리 삶이 코로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with 코로나'를 넘어서 'in 코로나' 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코로나와 우리의 삶이 with라는 수평적인 관계로 엮여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는 코로나 속에서 혹은 안에서 익사하지 않기 위해 헤엄치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in 코로나'시대에서 잘 헤엄쳐 나오는 방법은 알고있는가? 그렇지 않다. 그렇기에 처음 겪어보는 대혼란을 빠져나올 매뉴얼 이 필요한 것이다. <코로나 이후 불황을 이기는 커리어 전략>이라는 책은 매우 실용적인 지침서가 될 것이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과 저자의 명성 때문에 이 책을 선택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가 예측하는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미리 알면 대처하는데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내가 생각하지 못한 그의 주장에 적잖이 당황스러움을 느꼈다. 첫 번째는,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는 것을 오히려 하라고 부축이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둘째는, 이렇게나 솔직하고 현실적이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이 책의 저자는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축에 시간에 새로운 창업을 시도하라고 주장한다. 연일 뉴스에서 폐업 얘기가 들려오고, 잘 되던 사람도 장사가 안된다며 우는 소리를 하는데 창업을 시작하라고 하니까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논리적인 설명을 통해 그의 주장이 매우 현실적인 것이었음을 증명한다. 경제가 활황기일 때에는 새로운 창업을 하기 위한 기회비용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기존에 내가 하고 있는 주력 분야에서도 수입이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기존 분야의 수입이 줄어들기 마련인데 이는 곧 큰 기회비용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창업을 위해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임대료나 인건비 등은 경제가 활황기일때 더 높고 코로나 시대에는 훨씬 더 낮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는 상황에서 새로운 고용을 한다면 더 저렴한 임금에 좋은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코로나 시대에 창업을 하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렸지만, 기회비용의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이다.
또한, 이 책은 너무나 솔직하고 실용적인 전략을 담고있다. 보통의 위기 대처 방법을 보면 끊임없이 전진하라, 돌아가지 말고 정면승부를 봐라 등의 내용이 써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은 숨어라, 도망쳐라, 견뎌라 등의 이야기를 한다. 경제가 좋지 않으면 학부 졸업을 최대한 늦추고 이미 학부 졸업을 했다면 대학원 등으로 진학해서 일자리를 구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라고 말한다. 언뜻 보면 우리가 핑계삼아 하는 이야기를 저자는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추천하는 셈이다. 이 책을 읽는 다른 저자들은 대학원에 들어가면 추가적으로 학비가 들어가고 수입이 없는 시간이 늘어날 뿐이라며 그의 주장에 고개를 갸우뚱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학창시절을 지나온 나로써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 바다. 실질적으로 학부를 졸업해서 취업을 하기까지 우리는 이력서에 아무런 경력을 추가하지 못한 채 입사지원서만 쓰게되기 마련이다. 많게는 2년 넘게 취업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당시에는 그 기간이 상당히 길게 느껴지지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오히려 그 시간에 석사 학위를 하나 더 취득해 놓을걸 이라는 후회가 든다. 그래서 차라리 그 시간을 자신의 커리어를 준비하는데 투자하라는 저자의 말에 일리가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넘어서 '인 코로나'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도 끝은 있을 것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나오면 사람들은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매우 자명한 순리다. 그러나 언제인지 모를 시점에 코로나와 같은 또다른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이 또한 자명하다. 그때도 지금과 같은 난관에 봉착하지 않으려면 위기를 미리 읽고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해야 한다. 이 책은 코로나를 넘어 그 이후의 불황을 해쳐나갈 인사이트를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