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의 마음은 상수와 경애가 서로 모르는 한 사람을 공유하며 추억하는, 이별과 죽음은 슬프지만 마음이 따뜻해 지는 소설이다.
주인공 공상수는 아버지는 전직 국회의원이지만 자신은 낙하산으로 반도미싱 회사에 팀장 대리를 맡고 있다. 9년차 총무부 직원 박경애는 원래는 홍보부에 있었지만 파업을 하고 구조조정으로 부서 이동이 있었을 때 총무부로 전보되었다. 상수는 페이스북에 '언니는 죄가 없다 '연애상담 페이지를 운영중이다. 이별하고 고민이 있는 여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연을 받고 페이스북에 답장을 게시한다.
경애는 대학 선후배 사이였던 산주와 사귀다가 헤어졌다. 연인과 이별하고 씻는 일조차 할 수 없는 경애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연애를 상담하는 페이스북에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연애 할때도 만났다 헤어지는 과정이 반복되더니 결혼 후에도 가끔 만나는 사이가 되었으나산주의 부부싸움 이야기를 할때도 묵묵히 듣고 있는게 다였다.
고등학교 시절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경애와 같은 사고 현장에서 단 한명의 소중한 친구를 잃은 상수와의 연결고리를 모른채 반도미싱 팀장과 팀원으로 만나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어릴적 겪은 사고, 부모의 이른 죽음, 회사에서 당하는 냉대, 연인과의 이별 등으로 어딘가 한구석이 비어있는 채 살아가던 경애와 상수는 서로를 통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공경하는 경애의 마음을 배워나가며 스스로 단단해져간다.
회사에서 베트남 지사로 발령이 난다. 상수는 팀을 꾸려 베트남으로 향하는데 팀원인 경애와 파업시 사표를 냈다는 이유로 다시 복직하지 못한 기술자 조선생, 이렇게 한 팀이 되었다. 베트남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지만 기존 영업팀에 계약을 뺏기기 일수었다. 그러다 반도미싱이 아닌 다를 회사제품을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경애는 이건 잘못된 것이라며 물리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 사실을 이야기하게 되나 베트남 지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고 있었던 본사측에서는 파업경력이 있는 경애였기 때문에 그녀를 다시 한국으로 불러들인다. 그리고 시흥의 한 물류센터로 발령을 낸다. 부당함을 알면서도 한국에 들어오지만 그녀는 본사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한다.
폭력적인 세상에서 또다시 마음을 다치고 밀려난 경애는 무기력의 늪에 빠져들기만 결국 그녀는 깨닫게 된다."자신을 부당하게 대하는 것들에 부당하다고 말하지 않는 한 경애는 자기 자신을 구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구원은 그렇게 정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동적인 적극성을 통해서 오는 것"임을.. 그래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조롱과 멸시를 받더라도 치열하게 싸우는 쪽을 택하게 된 것이다.
베트남에서의 그들은 한국 본사에서의 모습과 많이 달랐다. 외지에서 의지하며 일을 하다보니 좀 더 가까워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들 사이에 친구 E가 연결고리로 있다는 점, 상수가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는 연애상담 사이트의 회원 중 하나였던 경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점이 상수의 마음을 흔들었을 수도 있다. 베트남 영업부의 증거를 가지고 본사로 온 상수는 결국 경애와 만나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경애는 상수 덕분인지 다시 본사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책을 보면 보통의 존재인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수와 경애는 문제 상황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회사를 때려치우면 안에 있을 때보다 더한 추위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힘든 세상을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저마다의 끈이 존재한다.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 본질을 파고들면 결코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떠나고 싶고 회피하고 싶은 우리들의 이야기. 그러면서도 힘든 세상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마음을 폐기하지 마세요. 마음은 그렇게 어느 부분을 버릴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우리는 조금 부스러지기는 했지만 파괴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강변북로를 혼자 달려 돌아올 수 있잖습니까. 건강하세요,잘 먹고요, 고기도 좋지만 가끔은 야채를, 아니 그냥 잘 지내요. 그것이 우리의 최종 메뉴얼이에요.-p.1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