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내용을 유추할 수 있듯이, 저자 브라운스톤(우석)은 자신이 비교적 큰 부를 성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설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는 살면서 얻게 된 본인만의 투자 철학을 경제학, 사회학, 인문학 등 다양한 학자들의 말을 빌려서 설명한다. 책을 읽으며 그는 본인만의 생각이 확고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내게 약간의 경계감을 주었다. 그러나 본인의 분야에서 분명한 결과를 성취한 사람의 글에서는 확실히 배울 점이 있다.
최근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크게 두 가지 가르침을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지속적으로 독서를 해야겠다는 사실이다. 비교적 긴 시간 취업 준비생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나로서는 그간 여유롭게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다. 책보다는 신문, 보고서 등을 읽는 게 당장 필요했고, 급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사회에 발을 딛게 된 후, 이 세상을 살아갈 나만의 생각을 갖추어야 할 필요성과 나만의 길을 정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이 저자는 과거 거인들의 가르침으로부터 본인만의 철학을 가지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또한 수백 년간 누적된 선현들의 가르침을 활자로부터 끊임없이 습득해 사고의 중심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다음으로, 얼른 투자를 시작해야겠다는 것이다. '투자를 해야지, 해야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표현할 수 없는 어떤 두려움 때문에 미루어왔다. 그리고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폭등한 작금의 주식 시장을 보고 과열되었다, 투자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서 현재를 돌이켜보면 지금 내 생각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근원을 알 수 없는 그 불안감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내가 계속 미루고 있었던 것, 그것 하나는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나는 이런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몇 번 떠나보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바보 같은 짓을 더 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가르침 이외에 이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구절이 꽤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세 구절은 다음과 같다.
① '비밀은 바로 남과 다른 해석 능력에 있다.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해석 능력이 달라야 한다. 남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 바로 독서에서 나온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말과 글을 접한다. 그리고 투자는 다양한 언어를 접한 뒤, 본인의 생각에 의존해 행하게 된다. 사람마다 동일한 인풋을 취하지만 상이한 아웃풋을 내는 것은 해석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옳은 판단을 더 많이 내기 위해서는 얻은 정보를 조직화하고 해석할 수 있는 지식적 배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 끊임없는 독서는 필수적이다.
② '돈이 되는 산업은 이미 정해져 있다.' 저자는 이 주장을 마이클 포터의 5 Forces Model에 입각해 설명한다. 지독히 많이 들었던 경영학 이론이지만, 이를 실제 투자에 적용해볼 생각은 못 했다. 이외에도 마코위츠, 블랙, 젠센, 숄즈 등을 저자는 언급한다. 기초적인 투자 관련 지식을 이미 어느 정도 갖추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투자에 있어 나만의 기둥이 있고 유망한 산업 또는 기업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하루하루 주가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주가 변동에 큰 신경을 쓴다는 것 자체가 판단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③ '시장경제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 집단주의가 팽배한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의 어느 나라보다 도덕의 가치가 숭상 받는다. 한 개인이 얼마나 큰 성취를 이루었더라도 도덕적으로 흠결이 있으면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우리나라의 문화는 시장경제로까지 나아간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을 기초로 형성되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지만, 우리나라는 시장경제에 도덕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너무나도 많은 개입을 한다. 지금껏 나도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지만, 끊임없이 재고해보고 의심해야 할 사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계할 점도 느껴졌다. 저자는 극도의 서울 신봉자이고, 절대적인 시장주의자이다. 서울 부동산 값이 오른다는 사실에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자본주의가 틀렸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책을 관통하며 저자의 시각이 쏠려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확고한 신념 바탕의 강력한 주장이기 때문에 더욱 경계되었고, 스스로 공부를 더 많이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역시 고전은 대단하며, 재해석된 책이 아닌 내가 직접 고전을 읽고 해석해보고 싶어졌다. 투자 입문서로 읽었던 책인데 오히려 고전에 대한 욕구를 키운 독특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