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인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를 처음 봤을 때는 뇌의 건강, 즉 뇌출혈 등 질환에서 회복할 수 있다는 의미인가도 싶었지만, “매주 1시간 투자하여 최상의 기억력, 생산성, 수면을 얻는 법”이라는 부제 등을 읽으며 단순히 뇌의 물리적 건강 뿐 아니라 그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의 구성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1부는 뇌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을 먼저 다루는데 특히 자가면역을 중점으로 설명하고 있고, 2부는 더 건강한 뇌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방법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1부와 2부가 명확하게 나뉜다기 보다는 1부가 자가면역 및 총론을 이야기한다면 2부에서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식이었다.
특히 이 책에서 뇌 건강을 위해 기피해야할 식품이 인상적이었다. 글루텐(밀), 유제품, 설탕의 3가지를 반복적으로 설명하며 이 셋이 뇌 뿐 아니라 대사활동에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글루텐의 탄수화물이나 설탕의 유해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흔히 상식처럼 알고 있는 우유 및 유제품이 뇌 발달에 좋다는 것과는 반대로 소젖의 소화가 안됨에 따른 유해함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저자는 우유의 대체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두유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식물성 에스트로겐의 과다가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코코넛밀크 등 부작용 적은 유제품 대용을 권장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2부에서는 약이 되는 음식과 뇌를 고치는 레시피 등 단순히 어떤 성분만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음식 및 조리법까지 추천해줘서 실질적 활용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물론 저자가 영미권 인물이기에 우리나라 식생활보다는 영미권 식생활에 맞는 조리법 및 음식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글루텐 프리, 유제품 프리, 무설탕을 권장하면서도 어떻게 맛있고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 실천방법을 권해준 것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레시피들을 쭉 살펴보며 느낀 점은 결국 신선한 식품들을 최소한의 화학식품을 사용하여 바로 먹는 것이 좋다는 점이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휴대전화 등 전자파를 멀리하라는 조언이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이후, 스마트폰은 현대인에게 단순한 통신수단이 아니라 책이자 신문이자 오락기였기에 언제 어디서나 항상 휴대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나 역시 그러했고 휴대전화의 알람기능을 활용해 아침마다 일어났기에 취침 시에도 항상 곁에 두었다. 저자는 휴대전화를 안 쓸 수는 없지만 평상시에는 가급적 몸에서 떨어뜨려 두고 특히 잘때는 머리에서 멀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취침 시에는 무선공유기 전원도 꺼서 집 안의 전자파를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는데, 7세 어린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많은 생각할 거리가 되었다. TV, 태블릿 등만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일상속의 공유기 전자파 등에 대해서도 편리함 못지 않은 위험성이 있음에 다시 한 번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설명 과정에서 물질에 대한 전문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전형적인 문과생 입장에서는 쉽게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다. 물론 괄호 안의 추가설명 등이 있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가운데 공부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 드는 상황이었다. 예를 들어 두유의 단점으로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과도해질 수 있다고 했는데 에스트로겐 과도 시에 무슨 악영향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아시아 연구기관은 콩에 대한 장점 연구에서 주로 전지 대두로 만든 음식을 실험하고 있다는 언급이 있는데 전지 대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추가설명은 없었다. 대체적으로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독자의 이해를 도우려는 저자의 의도는 잘 알 수 있었지만, 주장을 뒷받침하는 학술적 연구결과들이 나올 때는 건너뛰며 읽게되어 독서의 몰입도는 다소 낮아지는 아쉬움이 있었다.
저자는 서문의 편지에서 한 번에 모든 걸 바꾸려하기 보다는 조금씩 1주일에 1시간이라도 자신에게 투자하며 꾸준히 안타만 쳐도 이길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생에서 뇌와 대사 건강을 위해 1분, 1시간, 하루, 일주일의 노력이 쌓여간다면 나와 가족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