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마다 다를 수 이는 이 답 가운데에는 '돈'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돈을 사용하는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했던 잘못된 소비 습관을 다양한 실험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돈과 관련하여 우리가 내리는 나쁜 의사결정이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얼마나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증거와 함께 보여주는 것이다. 돈 쓰는 법을 제대로 안다면 부도 축적된다는 것일까. 댄 애리얼리의 <부의 감각>은 경제학과 행동심리학 사이를 오가며 우리가 부의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는 무엇일까. 1) 우선, 돈은 상대적이라는 점이다.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평가할 때 다른 하나 또는 두 개와만 비교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렇게 때문에 할인마트에서 붙여둔 '50% 할인', '60% 할인' 등의 문구에 현혹되는 것이다. 정가가 얼마였는지에 따라 %는 다를 수 있지만 % 표시 앞에 붙은 숫자가 크다면 절약한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그 절약되는 금액을 사람들은 공짜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심리를 이용한 이코노미스트 정기 구독 패키지 배열 방식 등 다양한 수법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 2) 돈은 대체 가능하다는 점이다. 1달러는 1달러일 뿐, 어느 계정에 있는 1달러이든지 1달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그러나 사람들은 심리적 계정을 만들어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돈의 계정(유흥)과 집 앞의 커피숍에서 커피를 구입하는 돈의 계정(일반) 간의 차별을 둠으로써, 카지노에서 더 많은 돈을 더 쉽게 소비하는 비이성적인 소비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3) 돈의 지불에는 고통이 따르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업들은 선불, 후불 등의 방식을 활용한다. 돈을 소비할 때마다 고통을 수반한다. 선불로 구매한 신혼여행 패키지는 지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신혼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지만, 신혼여행 기간에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공짜로 착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신용카드의 후불 개념도 당장 돈을 사용하는 시점에서 고통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선사함으로써,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만든다. 인생에서 특별한 순간을 위해 지불의 고통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겠지만, 기업들의 이러한 수법에 쉽게 넘어갈 경우 부의 축적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4) 사람들은 스스로를 굳게 믿는데, 이 때문에 어리석은 소비를 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앵커링 효과가 있다. 세상의 모든 물건, 서비스는 돈이라는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그때 사람들은 지금 내리는 의사결정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익숙한 선례에 묶여 최종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타당하지 않은 정보가 중요한 의사결정 과정을 오염시키도록 만든다. 4)는 1)에서 설명한 상대성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가진다. 소비자들이 살 생각도 없고, 기업이 팔 생각도 없는 터무니 없이 비싼 물건을 목록에 끼워넣음으로써 지금 팔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지도록 앵커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iPad를 들고 나와았을 때 999달러 라는 전문가 평가 가격을 제시한 뒤 499달러라는 정가를 제시함으로써 청중들을 현혹시킨 일화를 들고 있다. 5) 우리는 자신이 소유한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것에 보다 높은 가치를 매긴다. 심지어 자신의 추억이 깃든 물건을 팔 때에는 다른 사람들이 매기는 가치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기도 하는데, 이는 상대가 인정하지 않는 정서적 가치를 그 물건에 추가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를 이용하여 심리적 소유권을 느끼도록 만들어 물건을 비싸게 팔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듦으로써 돈을 쓰도록 유발하는 것이다. 6)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물건의 가치는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이 창조되기까지 제작자의 지식과 경험의 가치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간과하면 우리는 우리가 사고자하는 것의 가치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이 책은 7) 우리가 자제력을 잃고 8) 언어의 마법을 믿고 잘못된 소비를 하기도 하고, 9) 표지만 보고 우리의 기대치를 과대평가하기도 하고, 10) 가격표에 적힌 돈이라는 숫자만으로 어떤 것의 가치를 매겨버리기도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부의 감각을 기르는 길에 대해 저자는 주식투자, 부동산 투자 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의 소비행태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이 책은 돈을 어떻게 쓰느냐만 잘 관리해도 부가 축적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