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열정로즈(블로그 필명)님의 '아는 만큼 당첨되는 청약의 기술'은 제목에서 나타나는 것 처럼 기술서로써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모든 내용을 읽으면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내가 현재 관심있고 찾아야 하는 부분에서 도움을 받는, 마치 사전과 같은 책인것 같다.
이 책을 선택한 내 현재 상황은 40대 초반의 무주택자이다. 곧 아기가 태어날 예정이므로 청약점수는 56점이다. 그간 수많은 청약에 도전했었고, 예비당첨되어 예비당첨자 동호수 추첨에 참석까지 해본 경험이 있다. 아쉽게 내 앞 예비번호에서 마감이 되어 청약 성공은 이루지 못했다. 서울의 주요 청약단지가 나왔을때 엑셀에 최저 가점, 최고 가점, 평균 가점을 모두 정리하고 있었고, 단지의 특성과 청약 분위기도 모두 기록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동 책을 선택하여 읽기 시작했을 때 새로운 것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다. (청약을 기술하는 책이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처음의 예상과는 달리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일정 부분 있어서 놀랐고, 블로거 답게 아는 편안한 문체로 알기쉽게 또한 흥미롭게 기술하는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몰랐었던 부분은 청약 특별공급 지원후 예비당첨 되어 추첨까지 이루어졌을때, 당첨자를 가점이 아닌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한다는 점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당연히 가점 순으로 최종당첨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상식과 다른 부분을 짚어주었고, 이 제도에 따라 꽤 많은 사람을 당첨시켰다는데 놀랐다. 운에 따른 추첨이기 때문에 블로그의 유료가입자가 많은 상황에서 일정부분 당첨자가 발생한 점이 당연하긴 하다. 그래도 이부분을 알고 추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다소 아쉬웠던 점도 한가지 있었는데, 중간중간 사례로 나오는 부분이 너무 블로그 광고같다는 점이었다. 흥미를 유발시키고 본인의 가치를 어필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삽입의도를 이해할수는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청약시장에 머물렀던 나로서는 동 부분이 다소 감정적이고 잘 모르는 사람들을 호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책의 인기를 위해서 필요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으면서도 좀 더 내 생각에 확신을 가진 부분도 있었다. 청약을 지원할 때 당첨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타입 중 제일 못난이를 넣으라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내 현재 가점이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분양 타입이 A,B,C,D,E,F 등으로 나올때, 보통 판상형 간판인 A형으로 넣지 않고 뒷쪽 타입 타워형으로 항상 지원해 왔다. 같은 단지 내에서 고층, 저층과 더불어 판상형, 타워형의 시세 차이는 상당하다. 많게는 10%정도 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청약 지원을 할 때 무엇인가 아쉽고 일생 한번인 청약의 희소성을 고려하여 자신의 청약가점에 당첨이 힘든 판상형을 많이 지원한다. 나는 이런 점을 역이용하여 항상 타워형을 지원하고 있었는데, 지원하면서도 약간의 아쉬움, 불안감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책이 조금더 나에게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었던 것 같다.
내년(21년)의 부동산 청약 시장은 또 급변할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드디어 시행되었고, 전반적인 매매, 전세시장의 분위기도 엄청나게 바뀌었다. 정부의 정책 실기로 전세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매매시장도 자극해서 엄청난 폭등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으로 맞서고 있으나, 시장에 이길 수 있을 가능성을 모두가 낮게 보고 있다.
금융쟁이로서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끝없이 오르는 자산은 없다. 이 상황이 길게는 5년~10년까지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세금 정책의 효과, 부동산의 효용가치에 대한 재평가, 타 경제 상황의 영향으로 상황의 반전이 올 것이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세계의 중심 뉴욕의 아파트 가격에 육박한 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고평가, 오버슈팅의 가능성이 높다.
나는 모든 무주택자가 공포에 짓눌려 패닝바잉 하는 행태를 당연히 따르지 않을 것이다. 청약에 계속 도전할 것이며, 이 상황에서 동 책은 하나의 지침서처럼, 사전처럼 나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처럼 청약에 대한 지식이 원래 많았던 사람에게도 이정도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칭 부린이, 청약 최초 도전자 등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