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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는 이렇게 쓴다
5.0
  • 조회 206
  • 작성일 2020-12-13
  • 작성자 곽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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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일본인 모두에게 노벨 문학상 발표를 기다리게 만드는 사람, <상실의 시대>로 한국인의 사랑을 받고 요즘에도 <기사단장 죽이기> 등 발간하는 작품마다 우리나라 서점가의 베스트셀러 진열대를 장식하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이다. 사실 나는 하루키의 소설을 단 한 편도 읽어보지 않았다. 작가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의 작품들은 언젠가 날 잡고 몰아서 한 번에 읽어 나가겠다는 마음인 것 같다. 말 그대로 하루키를 내 마음속에 '킵(keep)'해 놓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록하는 리딩 리스트가 있는데 하루키의 옛 작품과 최근 작품 가리지 않고 많이 포함하고 있다. <상실의 시대>, <1Q84>, <언더그라운드>, <여자 없는 남자들>이 그 중에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 외에도 에세이로 유명하다. 몇 년 전에 나온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있지만 재즈를 즐겨 듣는 나에게는 <재즈의 초상>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대학교 교양과목으로 대중음악 관련 교양 과목을 들었는데 강의 중에 하루키의 <재즈의 초상>이 많이 언급되었다. 그 강의를 계기로 재즈를 즐겨 듣게 되었고 <재즈의 초상>이라는 에세이도 항상 뇌리 속에 남아 있는데 재즈라는 대중문화에 대해 전문 평론가나 음악사 전공자 못지 않은 깊이 있는 조예를 보여 준다고 한다. <재즈의 초상>은 간직하고 싶어서 종이 책으로 사서 책꽂이에 꽂아 두었는데 아직 읽어 보지는 않았다. 역시나 '킵'해 놓은 것이다. 언젠가는 읽을 책이기 때문에 급한 마음 없이 느긋하게 두고 즐기고 있는 게 아닐까?
책 제목은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이지만 저자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니라 나카무라 구니오라고 하는 영상 디렉터이다. 그가 운영하는 로쿠지겐(6차원)이라는 이름의 북카페는 각국의 하루키 매니아들이 가 보고 싶어하는 명소이다. 하루키보다 더 하루키를 잘 알고 있는 나카무라 구시오는 하루키의 작품들을 탐독하고 연구한 결과 얻어 낸 47가지 하루키처럼 쓰는 비결을 이 책으로 엮었다. 제1장은 하루키만의 33가지 작법으로 구성되고 제2장은 하루키의 문체의 힘 14가지로 이뤄진다. 각 꼭지들은 실제 하루키의 작품 속 발췌를 통해 보다 생생하게 설명된다.
'구체적인 연도를 쓴다'라는 작법은 하루키의 소설 작품뿐 아니라 최근에도 여러 컨텐츠에도 적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1997, 1994, 1988이라는 연도를 드라마 제목에 사용함으로써 대중의 호기심을 자아냄과 동시에 해당 연도에 대학 생활, 학창 시절 등 추억을 갖고 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어느 한 작가를 이렇게까지 심도 있게 분석한 사례가 또 있을까? 우리나라의 어느 작가가 이 정도로 두터운 팬덤을 가지고 있고 그 산물로서 하루키보다 더 하루키를 깊숙히 파헤친 책을 가지고 있을까? 소설가뿐 아니라 모든 문학인, 나아가 예술가나 대중문화인에게 부럽게 느껴질 것이다.
하루키가 굉장한 다작 작가임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책에서 나열된 작품들을 보면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많은 작품을 썼기에 놀랐다. 하루키의 작품 대부분이 유명 작품이긴 하지만 잘 들어보지 못한 작품도 볼 수 있었고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가장 수작으로 뽑히는 작품이 다소 숨겨져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하루키의 작품 목록은 내 마음 속에 '킵'해 둔 하루키 작품을 정주행으로 읽기 시작할 때 소중한 이정표로 삼을 수 있다고 느꼈다.
최근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었다.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 강원국 작가의 <대통령의 글쓰기>에서처럼 정보 전달과 주장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책도 읽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사람들이 쓴 <대통령 보고서>처럼 직장생활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지식을 주는 책도 있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처럼 소설 쓰기의 기본기를 쌓게 하는 책도 있었다. 이 책, <하루키는 이렇게 쓴다>도 글쓰기를 위한 테크닉과 사고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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