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제목 자체가 주는 파격적인 신선함 때문이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사회학적인 측면에서 우리는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왔으며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 수도 없이 논쟁을 벌여왔다. 그 논쟁이 이어져 온 자체가 사회학과 경제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니 말이다. 놀랍게도 이 책의 제목은, '국가는 왜 실패하였는가'와 같은 제목으로 과거의 사례를 들어 국가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라는 단정적인 제목으로써 국가가 왜 실패할 수밖에 없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이 책을 선택한 다른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자 도전하였고, 실제로 나름 스테디 셀러로서 지금까지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 온 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독서통신연수 기회를 통해 이 책을 한 번 제대로 읽어보고 알아보는 것이 코로나19로 외출조차 힘든 현 상황 속에서 나에게 지식 탐독의 기쁨을 부여한 새로운 장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서 저자인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A. 로빈슨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분명하다.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적인 정치·경제 제도가 발전과 번영을 불러오고 지배계층만을 위한 수탈적이고 착취적인 제도는 정체와 빈곤을 낳는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의 이러한 차이가 바로 그들의 생활 수준과 소득 차이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와 실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미루어볼 때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떤 이유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논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에서는, 국가가 실패하지 않으려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떻게든 국가는 실패하게 되어있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다만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의 자세 자체를 무시하고 짓밟는다거나, 혹은 기본적인 기조는 포용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방향에 맞는 올바른 시스템을 구축, 유지하지 못한다면 국가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사회 어느 부분에서 무엇이 공정한 자유와 만민에게 동등한 기회를 방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상황 속에 우리가 만든 시스템과 제도가 어느 부분에서 허점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본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국가가 어떠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되짚어 볼 수 있는 유익한 도구로서 이 책은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특정 시대나 한 대륙(문화권)만의 사례를 들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 대해 찾아보지 않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양한 사례와 배경을 바탕으로 저자들의 관점을 통해 국가의 의미, 그 안의 현실에서 발생하는 모순 등에 대해 살펴보았기 때문에 더더욱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남북한으로 갈라진 상황 하의 우리나라도 한 사례로서 책에서 설명이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특히 국내 독자들이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소개된 여러 가지 사례와 분석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국가가 실패하는지에 대해 그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다른 사례에 적용하여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면, 우리는 마땅히 현재 이 시점을 살아나가고 있는 세계의 한 시민으로서, 그리고 국가의 한 시민으로서 어떠한 부분이 현재 모순점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우리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이자 실천으로 나아가는 큰 깨우침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러한 좋은 기회를 통해 훌륭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rntpro와 당행 인사부 연수팀에 감사하는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달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유익한 기회 많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