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출간한 이후부터 계속 베스트셀러에 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있었다. 흥미가 생기는 제목에 책 표지가 예뻐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리디북스 셀렉트에 있던 책을 담아만 뒀었다. 과연 읽기는 할 것인가 싶을 정도로 오래 담아만 뒀다. 아무래도 그냥은 안 읽겠다고 생각해서 챌린저스 앱에서 독후감 쓰는 챌린지를 검색했다. 한달간 매주 책 한 권 읽고 독후감 쓰기를 찾아서 신청하고 드디어 이 책을 읽었다. 최근에 계속 실용서 또는 판타지와 무협지 같은 책을 읽다가 너무 오랜만에 상상력으로 다채로운 책을 읽다보니 책 조금 읽고 상상하고, 책 속의 글귀를 생각하면서 읽어서 전체 책의 분량에 비해서 더디게 읽었다.
책의 전체 분위기는 포근하다.
우선, 대부분이 공감할 시간에 대한 내용을 책 속의 책 내용으로 표현했다. 현재, 과거, 미래 그리고 꿈꾸는 시간까지 나눈 시간에 대한 이야기가 예쁘기도 하고 공감도 되어서 여러번 읽었다. 특히 과거, 미래를 바라볼 경우 놓치고 살 수 있는 부분들을 꿈과 그림자로 채워주는 점이 온화하게 모두 감싸서 안아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이후에는 각종 상황에서 등장인물들, 특히 달러구트씨가 페니와 대화하는 내용에서 읽는 사람이 페니의 입장에서 느끼고 깨닫게 해주는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다. 짧고 읽기 쉬웠고 당장 내 꿈과 생각을 투영해서 바라보며 생각이 조금씩 긍정적이 되는 효과가 있었다. 싫은 과거의 꿈이 극복한 삶의 한 단편이었다는 얘기에 앞으로 싫은 과거의 꿈을 좀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모든 생명은 제한된 자유를 누린다는 말에 공감이 됐다. 사는 동안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집중하라는 이야기, 답이 나올 때까지 고민한 시간이 차이를 만든다는 이야기, 삶을 바꾸려고 노력해서 만족스럽게 바꾸고, 이후에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만족하라는 이야기까지 소중한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산타클로스를 작가 마음대로 그린 부분이 아주 마음에 안 들었다. 산타클로스가 너무 가슴 깊이 소중해서 마치 내 추억과 함께한 그 분을 비난하는 것 같아서 심지어 거부감까지 강하게 들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든 이야기니까 굳이 이전부터 존재한 산타클로스 대신에 클로타스같은 완전히 다르지만 비슷하게 생각날법한 이름으로 허구의 세상을 만들었다면 작가 마음대로 집필했어도 좋았을 것 같다.
바로 이 책을 다 읽었던 그 날, 눈을 뜨면 눈꺼풀 안쪽의 잔상이 사라질까 봐 아까워서 눈 뜨기 싫은 꿈을 꿨다. 비록 내가 꾼 꿈의 내용이 뭔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마음 한 켠에 그리움이 남아 있었다. 작가가 다양한 꿈과 꿈 속에서 얻을만한 교훈을 따뜻하게 쓴 이야기를 읽는 게 좋았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장르의 글들은 잠들기 전에 읽으면 악몽을 꿀 때가 있는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기 전에 조금씩 읽으면 마치 나도 꿈 백화점에 간 것처럼 좋은 꿈이 찾아왔다. 며칠간 즐겁게 읽었고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와닿은 구절들 10개를 정해보았다.
1.잠들어 있는 동안에는 과거에 대한 미련도 없고 미래에 대한 불안도 사라집니다.
2.과거를 선택한 제자들은 좋았던 기억에만 갇혀 세월의 흐름과 예정된 이별, 그리고 서로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3.필요한 만큼 꿈꾸게 하고 늘 중요한 것은 현실이라 강조하시죠. 시간의 신이 세 번째 제자에게 바란 것도 딱 그 정도일 거예요. 현실을 침범하지 않는 수준의 적당한 다스림. 그래서 여기에 지원했어요.
4.그림자가 밤새 대신 경험한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은 둘째처럼 연약한 이들의 단단한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5.손님들께서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이겨내면서 살고 계시고, 그것을 깨닫는 순간 이전보다 훨씬 나아질 수 있죠.
6.그 꿈을 견뎌낸 이상, 그건 더 이상 트라우마가 아니라 그의 업적이라는 걸 깨닫는 데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7.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내던 자신의 모습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우린 그걸 스스로 손님들이 상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단다.
8. 사는 동안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데만 집중하십시오.
9. 영감이란 말은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뭔가 대단한 게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 같잖아요? 하지만 결국 고민의 시간이 차이를 만드는 거랍니다.
10.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완전하고 어리석어요. 앞만 보고 사는 사람이든, 과거에만 연연하는 사람이든 누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