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부의 인문학'을 선택하고 저자를 보았을 때 당연히 외국 도서를 번역한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책을 받았을 때 한국도서라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제목을 보고, 책을 고를 때 저명한 경제학자의 책이나 경제이론을 가지고, 부자들이 어떻게 부를 쌓았는지 설명하는 자료라고 생각했었다. 당연히 웨렌 뷧페이나 록펠러, 조베스 등이 등장하고, 이들이 돈을 버는 철학에는 어떤 경제학자의 이론이나 논리가 접목되었는지 얘기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일부 내용은 내가 생각한 부분이 맞지만, 상당 부분 생각도 못한 얘기가 나와서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에 기반을 둔 일반 투자가들이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 신선함과 새로운 흥미가 일기도 하였다.
일단 저자가 40대 초반에 50억을 벌어 은퇴한 파이어족이란게 흥미를 끌게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일정 수준의 자금을 모아 일찍 은퇴하고 나만의 시간의 갖는 여유있는 삶을 사는 것이 트렌드가 되면서, 조기 은퇴는 모든 직장인의 꿈이기도 하다.
단순히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에 대해 얘기하면 그렇고 그런 성공담에 지나지 않겠지만, 저자는 예를 들어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지를 이론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경제이론을 배경으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있어 재미가 있었다.
거인의 어깨 위에서 경제나 사회를 보고, 고전적 이론을 바탕으로 돈의 흐름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고, 인플레이션은 왜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 등에 대해 본인의 논리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특히, 부동산이 급등하고 흔히 말하는 벼락거지가 생기는 현재 시점의 현실에서 잘들어 맞는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어 흥미로웠다.
책은 전체적으로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노예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에서는 사람들이 전략적 사고를 하지 않고, 그저 열심히 일하다면 현재의 삶의 개선은 어려우며, 점점더 가난해 질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재정을 확대하고 부동산 임대료 등을 통제하여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개선하겠다는 정책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정확대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임대료 통제 등의 정책은 하이에크가 설명했듯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기존 세입자들이 집을 비워주지 않는 등의 부작용으로 도시를 파괴하고 경제을 망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적절한 보상과 경쟁이 없는 진보정권이 얘기하는 경제민주화는 경제침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2장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는 메커니즘과 3장 반드시 이기는 주식 투자법에서는 우리가 투자를 어떻게해야 돈을 벌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람이 몰리고, 좋은 직장이 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서울이 부동산에서는 좋은 투자처다. 좋은 인재가 몰려 혁신이 이루어지는 슈퍼스타 도시에 투자했을 때 수익률이 좋다. 애덤스미스과 설명한 분업의 효과가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잘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분업이 잘 이루어져야 생산성이 높아진다. 또한 리카도가 얘기한 비교우위론을 도시에 적용하여 지방의 제조공장은 외국으로 이전되고, 서울은 본사와 연구소만 남을 것이라며 서울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함을 설명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서는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고 타인보다 빨리 사서 빨리 파는 방식으로는 계속해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두번의 성공은 거둘 수 있지만 지속적 성공은 어렵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케인스나 워렌뷧페 등이 비슷한 원칙을 세우고 투자하였는데, 투자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투자를 한다면 얼마나 해야 하나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저PER 이나 저PBR 주식을 찾고, 수익률 변동 폭을 최소화하며, 손실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무리짓지 말것 등의 조언을 하고 있다.
4장 투자의 길을 만드는 부의 법칙에서는 인간을 본성을 파악하고, 본능 보다는 원칙과 원리에 따른 투자를 통해 부를 창출할 것을 얘기하고 있다. 베블린이 얘기했듯이 인간은 부의 과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파레토가 얘기했듯이 상위 20%의 부자가 전세계 부의 80%을 차지하고 있다. 불공정해 보이나 세상이치가 그렇타는 것이다. 그래서 직관이나 동정, 인정은 접어두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느린 생각, 즉 충분한 고민과 검토를 거쳐서 투자 할것을 강조하고 있다. 과시를 좋아하고 중독되기 쉬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이성을 활용하여 느리게 생각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애덤스미스, 슘페트 등의 위대한 학자나 노벨상 수상자의 이론을 활용하여 현실적으로 어떤 부동산에 투자하고 주식을 살 것인지에 대해 논리적 접근을 하고 있다. 또한 한비자의 인간 본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자할 곳을 냉정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투자는 세상사는 지혜의 일부분으로 좋은 투자를 통해 보다 지혜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려는 의도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