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나 유명한 책이기에 이 책을 선택하는 데에 망설임이 없었다. 이 책에는 기업 자체의 특성이나 전략 등 몇 가지 주요 특성만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실로 방대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리더십, 전략, CEO, 인수합병, 기업문화, 규율 등 회사를 구성하는 모든 유무형 요소들에 있어서 어떤 점이 위대한 기업으로 추출된 11개 기업을 수많은 훌륭한 회사들 사이에서도 빛이 나게 했는지 분석한 책이다. Good to Great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평범하게 그냥 좋은 회사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지속적이고 독보적인 성장과 발전을 이뤄낸 회사들을 말한다. 이 책의 내용들은 단순하게 투자대상의 회사를 고르는 데에 있어서 고려할 요소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나의 회사가 보다 큰 성공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문화적으로, 전략적으로, 어떤 요소들을 변화시키고 갖추어야 하는지, 나 자신이 중간관리자로서 또는 리더로서 어떤 역량을 갖추고 어떤 시각으로 업무와 회사를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공감이 가는 부분은 위대한 기업이 되고 초일류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외부CEO나, 차별화된 전략보다는 회사에서 무엇을 할 지 만큼, 무엇을 그만두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똑같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과 평범한 두 회사가 합친다고 위대한 회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고, 변화나 도약은 눈에 보이고 느껴지는 혁명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나중에 되돌아 봤을때 변화와 진정한 혁명적인 도약을 일구어 냈다는 점이다. 반면에 내 예상과는 다르게 변화나 동기부여, 연합등이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핵심 동인이 아니라는 점이 놀라웠다.
특히 단계5의 리더들이 보여주는 특성은 예상밖이었다. 스티브 잡스같은 차별화된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괴짜들이 위대한 기업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들은 겸손하면서도 의지가 굳고 두려움이 없으며 자아의 욕구를 자신의 이기심이 아니라 큰 회사를 보다 큰 목표로 돌리고 야심적이지만 자신의 야심을 자기 자신이 아니라 조직에 최우선으로 바치는 유형이라고 한다.
동료들과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카리스마보다는 주로 한층 높은 기준에 입각하여 동기를 부여하고, 비길 데 없는 겸손함을 갖추는 것은 모든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차세대의 후계자들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틀을 갖추고 자기 자신이 아니라 회사를 향한 야만을 품는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고 멋진 것 같다. 필자가 직장에서 매일같이 하는 말과 비슷한 부분도 있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내용이다.
또한 그들이 스스로 이룬 성공을 다른 사람과 행운 탓으로 돌린다는 점에 대해 필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그들이 스스로 성공에 바친 열정과 노력이 그 성공의 밑거름이고 그런 의지와 관심과 노력들이 문제와 난관들을 해결하는 동력이었을텐데, 그런 장애들을 넘어서고 나면 '아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는 '운이 좋았다'라고 말하는 겸손한 리더로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이 진보하고 혁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친 노력과 열정이 남다르게 크기에 그 크기만큼 시간이 지나고 나서 모든 것들이 잘 해결되고 나아지고 원하는 수준으로 진보하고 발전해서 다행이다라고 스스로 자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옆에서 보기에는 그게 '겸양'이라고 느껴질 테고, 실제로는 그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의지'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속한 조직에서도 특정 개인이나 부서에게만 유리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보다, 추진하는 주체에는 오히려 불리할 지라도 전체적인 회사업무의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는 조용한 혁명을 묵묵히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결국에는 더 추진력을 받고, 끝까지 밀고나가는 힘과 지지를 얻는 점을 목격한 적이 있어서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필자의 성격이 업무상 소통은 중시하지만 전반적으로 낯가리고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스타일인데, 이 책에서 설명된 단계5의 리더십이 되는데에는 이런 면이 걸림돌이 되지 않고 오히려 유사한 면이 있다는 점도 크게 위안이 되었고 현재의 내 업무스타일과 성향이 다행히도 꽤 희망적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