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서는 심리학 도서일 것이라 생각했었다. 읽고 난 지금은 이 책이야말로 사회에 첫 발을 디디는 초년생과 대학생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있는 모든 기성세대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투자관, 경제관을 정립하는 데에 필수적인 도서라 생각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영위하는 데에 있어서 입에 담기가 조심스러워지는 것이 ‘돈’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너무 ‘돈’에 관해 반복하거나 강조하면 상대방에게 비칠 나의 이미지가 걱정스러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돈’에 관해 토론하고 설명하는 것이 터부시하다 보면, 주입식, 암기식, 입시교육에만 익숙하고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데에 관해서 가장 중요한 경제 교육과 돈관리에 관한 교육이 부족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고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데에 있어가장 필요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 같다.
돈 관리를 잘하는 것은 당신이 얼마나 똑똑한지와 별 상관이 없다. 중요한 건 어떻게 행동하느냐이다. 천재라고 해도 자신의 감정에 제어력을 상실하면 경제적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돈은 수학이나 물리학 보다는 심리학에 더 비슷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어려운 수학문제를 푸는 천재라 할지라도 돈을 관리하고 투자하는 데에 있어서는 잘못된 판단과 행복으로 거지가 쉽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을 심리학과 역사(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이 반복되는 것이라는 말이 참 와 닿는다)의 렌즈를 통해 볼 때 비로소 설명이 된다는 점에 공감이 간다.
이 책은 다양한 작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들이 각각 독립되어 따로 읽어도 된다는 점이 오히려 쉽게 지루해 하는 필자같은 사람에게는 더 적합한 구성이었다. 실제로 투자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기에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고, 오히려 반복적으로 읽고 간직하고 싶은 레슨이 몇 가지 있었다.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은 투자가 성공하여 부자가 된 경우는 많지만, 부자로 남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실제 인간의 탐욕과 조급함이 자기 자신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여 운이 좋았거나 또는 매우 어렵게 벌은 수익을 너무나 쉽고 어이없게 날려버리는 사례를 종종 보았다. 투자를 할 때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부자로 남는 것이 훨씬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투자 격언 중에, 'Prepare for the worst'라는 말을 좋아한다. 계획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는 대비한 계획을 세운다. 참 피곤한 말이지만 우리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를 할 때는 낙관적인 시각이 필요하지만, 준비와 관리는 비관적인 시각으로 다른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에 생존에 관한 중요한 레슨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경험에 근거해서 주어진 순간에 자신에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한다. 지능이나 교육이 아니라 그 삶의 경험에 의해서 그 사람의 성향이나 투자 성향, 행운과 리스크가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시장 내에 수많은 참여자들이 각기 다른 포트폴리오를 들고, 다른 상황에 처해있고, 니즈를 가지고 있기에 여러가지 다른 호가들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고 체결되는 것이다. 또한 똑같은 현상과 사실은 목격하고도 많은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그 경험을 토대로 다른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이 자기 만의 기준에서는 합리적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실제 회사에서, 삶에서 많은 이견에 부딪히게 되고 때로는 토론을 통해서도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다양하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과 합의점에 도달하려면, 그들의 경험, 상대방의 관점에서도 매력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제안해야만 합의가 가능한 것도 그 때문이라 생각한다.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이야기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 투자자로서 확실히 아는 건 자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수많은 현인들에 의해서 말해지고 있고 이제는 일반 투자자들도 알고 있는 레슨이다. 다만 자주 까먹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자신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자신의 전망 맞을 것이라고 지나치게 확신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기본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기에 만약의 경우에 항시 대비하여 자산 배분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아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아라'라는 말 처럼.
이 책에 있는 여러 주옥같은 레슨들이 성인들에게도 인생의 교훈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주위에도 많이 추천하고 나 자신도 까먹을 때마나 한 번씩 꺼내어 다시 읽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