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관련된 머리말의 내 테스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상의 지식과 두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는 남들보다 더 나을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만의 착각과 자만에 불과했고, 나는 총 13문항 주엥 단 3문항만 정답을 맞췄다. 결과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답안을 고를때 나는 상당한 자신에 차 있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적극적으로 잘못된 지식을 바탕으로 체계적 오답을 내고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 대한 오해를 유발하는 10가지 원인중 첫번째는 간극본능이고 이는 다시 평균비교, 극단비교,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분류된다. 알다시피 평균값은 분포함수나 분산의 정보 없이는 많은 왜곡을 불러 일으키고, 우리는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에 솔깃해지며, 4단계 삶에 속하는 사람들이 1,2,3단계 삶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부정적 본능과 관련하여 세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나빠지고 있다고 대답한 국가중 네번째가 한국이라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한국은 현재 전쟁을 겪거나 극심한 종교적 갈등 또는 극빈국에 속하지도 않으며, 세계에서 유래없이 최단시간에 극빈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국가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유년시절을 미화하며 세상이 점점 나빠진다고 생각하고, 언론자유화와 기술의 발전으로 더 나쁜 소식을 빠르게 전할수 있게 되면서 우리는 냄비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부정적인 측면을 확대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왜곡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좋은 기사는 뉴스화 되지 않는 다는 것과 더 나아졌음에도 안좋은 측면은 항상 있다는 사실충실성을 통해 부정적인 본능을 억제할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직선본능을 들 수 있다. 인구도표에서 봤듯이 일정한 추세를 따라가던 선을 통해 미래를 예측할 때 그 진행방향대로 연장될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네번째 원인으로는 공포본능이 있다. 글자 그대로 공포감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이 또한 앞서 부정본능을 유발하는 주체중의 하나였던 언론의 역할이 크다. 즉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주목필터를 통과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하여 기사화하고 자극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공포심을 유발하면서 우리의 판단력을 훼손하는 것이다. 자연재해, 전쟁, 오염 등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수십년전과 비교하여 실제로 엄청나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론이 조성하는 공포심으로 인해 그 위험성을 과대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편향성을 없애기 위해선 실제 위험성을 계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번쨰 원인으로는 크기본능이 있다. 크기본능은 우리의 제한된 관심과 자원을 개별 사례나 눈에보이는 피해자, 또는 우리 눈앞에 있는 구체적인 것에 쏟게 만든다. 오늘날에는 확실한 데이터를 쉽게 구할 수 있어 비교가 용이한데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은 언론과 자선단체들의 자극적인 숫자들로 인해 왜곡된 시각과 체계적인 오판을 유도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선 비교하고, 나눠서 비율을 고려하고, 80/20 법칙에 따라 큰 수를 찾도록 한다. 여섯번째는 일반화 본능이다. 사람은 무의식중에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 하는 성향이 있다. 실제로는 다른 사물이나 사람 또는 국가를 같은 범주로 잘못 묶을 수도 있고, 같은 범주에 속한 모든 대상을 다 비슷하다고 단정할 수도 있으며, 매우 드물거나 단 하나의 사례로 전체를 속단하기도 한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선 집단내 차이점과 집단간 유사점 또는 차이점을 찾아보고, 다수가 51%인지 99%인지 확인하고 생생한 사례가 전체를 대변하는지를 확인하는 등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한다. 일곱번째 원인은 운명본능이다.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 문화의 운명을 결정하고, 그래서 그 상태로 존재하고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후진성이나, 이슬람사회에 대한 편견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특정집단을 범주화 할 경우 다른 집단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문제는 우리 사고가 이것이 불변의 진리이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굳게 믿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운명본능을 억제하기 위해선 더딘 변화도 변화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모두 수세기에 걸쳐 변화해 왔고, 남성과 여성을 차별해왔던 문화도 바뀌었으며, 한국의 유교문화도 하루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 외에도 우리를 체계적 오판을 하도록 하는 원인으로, 단순한 생각에 끌리는 단일관점 본능과 나쁜 일이 일어난 원인을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에서 찾으려는 비난본능,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험이 임박했다고 느낄때 즉각 행동하고 싶도록 만드는 다급함 본능 등 총 10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사실과 괴리가 있는지를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스스로 깨닫게 해주고, 그러한 체계적 오류를 범하게 되는 10가지 원인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어, 언론기사나 뉴스를 접할때 좀 더 객관적이고 편향되지 않는 사고로 팩트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