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소개 문구 중 '가장 크게 성공한 투자자 vs. 가장 크게 파산한 투자자 무엇이 이 둘의 운명을 갈랐는가' 가 내 눈을 사로 잡았다. <돈의 심리학>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0년 넘게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글을 써온 칼럼니스트이자 콜라보레이티브 펀드 파트너로 활동중인 모건 하우절의 첫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단순 방법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실화와 실증에 바탕을 둔 20개의 흥미로운 투자 이야기(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탱크 부대 이야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에 관한 빌 게이츠의 고백, LA에서 주차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페라리에 얽힌 에피소드, 워렌 버핏의 놀라운 수익률의 비밀 등)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스토리는 돈의 심리학과 관련한 가장 중요한 특징들을 다루며 또한 종종 우리의 상식에 반한다고 생각되는 내용과 함께 스토리 말미에 Big Lesson of Investing 코너를 담아 저자의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준다(하나같이 감탄을 불러 일으킨다). 각 장의 제목도 '어디까지가 행운이고, 어디부터가 리스크일까', '적당히 합리적인 게 나을까, 철저히 이성적인 게 좋을까', '간절하면 믿게 되는 법이죠' 등 굉장히 직관적이어서 한 번 들으면 머리에 쏙 박힌다. 나는 특히 19장 '돈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 몇 가지'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우리가 살면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만한 현실적인, 실천 가능한 교훈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크게 와 닿았다.
'일이 잘 풀릴 때는 겸손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일이 잘못될 때는 용서와 연민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밤잠을 설치지 않을 방법을 택하라.', '시간을 보는 눈을 넓혀라.',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라.',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하는 데 돈을 써라.', '남에게 더 친절하고, 자신에게 덜 요란해져라.', '성공을 위한 비용은 기꺼이 지불하라.', '실수의 여지에 항상 대비하라.' 등
돈에 대한 잣대는 삶에 대한 태도이기도 하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고, 돈보다는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돈이 도대체 뭐길래 한 개인의 삶의 철학까지 좌지우지하는 걸까.
부자가 되는 것은 학력도 숫자도 아닌 인간 심리와 행동, 바로 <돈의 심리학>에 좌우된다는 이 책. 책에 담긴 스토리 하나하나를 읽으며 생각해볼만하다. 이전 경제 분야 1위 브라운스톤의 <부의 인문학>도 인상적이었지만 문체가 조금 강한 편이었다면, <돈의 심리학>의 저자 모건 하우절은 한걸음 물러나 독자가 생각할 시간? 공간을 마련해주어 독자들의 공감의 폭을 넓혀준다. 모건 하우절은 오랫동안 금융 및 투자 관련 글을 쓰는 일을 했으니 투자에도 일가견이 있을터인데,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태도로 돈을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니.. 참신했다.
처음 나의 이목을 끌었던 '가장 크게 성공한 투자자 vs. 가장 크게 파산한 투자자 무엇이 이 둘의 운명을 갈랐는가'의 질문에 대한 명쾌하고도 온전히 수긍이 갈만한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 책은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
이만 후기를 마치며,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레슨 몇 가지를 소개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최고 수익률을 원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성공을 '유지'한 사람ㄷ르은 최고 수익률을 내지 않았다. 그들은 꾸준한 투자율을 보였다. 오랫동안 괜찮은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하는 것이 후러씬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그러니 '닥치고 기다려라.' 시간의 힘이, 복리의 힘이 너희를 부유케 할 것이다.'
'사람은 변한다. 이토록 흔한 명제를 왜 자신의 투자에는 대입하지 않을까. 장기 계획을 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목표도, 욕망도 바뀌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고 해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행복을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할 때, 내가 원하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반드시 돈이 필요하다. 돈의 진짜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