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전반적으로 그레이엄 뿐만아니라 투자 대가들의 코멘트가 있어서 좋았다. 켄 피셔, 워렌 버핏, 피터 린치와 같은 대가들의 의견이 그레이엄과 어떻게 같고 또 다른지를 보여주어 여러가지 시각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나열식인 점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어쨌거나,
그레이엄은 투자자를 방어적 투자자와 공격적 투자자로 나누어 종목선정의 결을 달리한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2030은 공격적 투자자, 그리고 어느정도 부를 일궈가고있는 4050은 방어적 투자자가 적합하리라 생각된다. 서평을 쓰는 나로서는 공격적투자자에 해당되어 이부분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레이엄은 공격적 투자자를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평균보다 더 건전하고 매력적인 종목을 선정하여 초과수익을 얻으려는 자'로 정의한다.
공격적 투자자의 주식 매매는 다음 네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1. 주가 지수가 낮을 때 매수해서 높을 때 매도, 2. 신중하게 선정한 '성장주' 매수, 3. 다양한 염가 종목 매수, 4. '특수 상황' 종목 매수이다.
재미있는것은, 책에는 아예 한국의 적극적 투자자에게 추천할 만한 주식이 나열되어있는데, 아래의 방법을 언급하고있다.
1. 지나치지 않게 적절한 분산투자, 2. 중소형주(부채비율 50% 이하, 시가총액 2천억원 이상) , 3. 10년 평균을 반영한 정상 PER 기준 상대적 저평가, 4. 내재가치를 목표로 구한 기대수익률 우량주를 언급하고 있다.
종목선정과 별개로, 최근에는 미연준의 금리인상 시사 및 한은의 금리인상 시그널로 투자처를 찾는 것이 마땅치 않은 내게 큰 도움이 되는 챕터가 있었다. 바로 자산배분 챕터이다. 최근 들어 개인의 자산관리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ROE가 하향하면서 경제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 반면에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에 써야 하는 노후 자금은 더 많이 필요하다. 돈을 벌기도 힘들지만 돈을 불리기는 더 힘든 세상이 되었다. 노후 설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오래 산다는 게 축복이 아니다. 투자자는 대박이 예상되는 종목을 귀신 같이 찾아내서, 상승하기 직전에 매수했다가 하락하기 직전에 매도하는 매매 신공을 발휘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팔랑귀처럼 온갖 종목 정보를 찾아다니고 차트 분석과 세력 동향에 집착한다. 이에 대해 윌리엄 번스타인은 매매 타이밍을 잡는 것이나 대박 종목을 발굴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누구도 지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결론적으로 윌리엄 번스타인은 이렇게 단언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인 투자의 핵심은 다양한 자산군의 일관된 자산배분 전략에 있다. 또 투자 수익에 대한 기여도를 조사한 결과 매매 타이밍과 종목 발굴은 10% 미만인 반면, 자산 배분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즉 자산배분 전략이 10배나 중요했다. 켄 피셔는 포트폴리오 제조 깔대기를 소개하며, 포트폴리오의 운용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주식이나 채권 등의 주요 자산배분이 7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로버트 마일즈도 마찬가지로 이야기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아직도 종목 상담이 증권사의 주된 업무에 속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투자 포트폴리오 설계를 주된 업무로 삼는다. 투자자의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적합한 자산과 비중을 추천한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에서 주식과 채권으로 구성된 다양한 자산 배분 전략을 제시했다. 채권과 주식에 반씩 투자하는 정률투자법, 상황에 따라 25~75%로 변화를 주는 변율투자법, 일정금액만큼 꾸준하게 주식을 분할 매수하는 정액매수 적립식 등을 제시했다.
그레이엄이 여러번 추천한 것은 정률투자법이다. 하지만 정률투자법보다 더 성과가 좋았던 것은 변율투자법이다. 주가가 위험할 정도로 높다고 판단되면 주식의 비중을 25%까지 낮추고, 반대로 주가가 매우 낮아서 매력적이라고 판단되면 주식 비중을 75%까지 높이는 전략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판단인데 판단은 밸류에이션으로 해야하나 싶다. 어쨌든간에 현재 시장상황을 봤을 때 주가는 유동성을 생각하면 적정하다 생각되나, 금리인상 추이를 보면 과하다고 생각되는게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