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의 The global Green New Deal을 번역한 책으로 곳곳에 부자연스러운 번역과 오류가 눈에 띄지만, 이것은 방대한 자료와 최근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섭적인 시각에서 영문을 작성하는 저자의 특성으로 인한 것으로 사실 경제학과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최근의 트렌드를 알고 있지 않으면 명확한 번역이 불가능한 부분이 많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본서는 각 챕터마다 압축적인 최신 경향과 테크놀로지 흐름을 반영하면서 책 말미의 각주에 충분한 근거 문서와 링크 들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축약적으로 제시된 본문에서 명확한 이해가 되지 않는 경우 좀더 풍부한 근거를 지닌 참고 문서들을 찾아가 참조할 수 있다.
저자는 유럽과 미국이 Climate change 분야와 Green infrastructure, Green finance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으며 미국이 속도를 높일 것을 주만하고 있다. 이는 이 책이 서술된 시점이 트럼프 행벙부 시절이고 공화당이 탄소산업으로 회귀하는 시기여서 당연한 비판적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며 이 책이 서술 된 이후에 바이든 정부가 들어와 민주당이 당의 중요한 강령과 정책으로 Green New Deal을 추구하고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저탄소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제레미 리프킨의 주장이 어느정도 반영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사실 미국 내에서는 제레미 리프킨이 과거 중국 정부로부터 거액의 자금지원을 받고 컨설팅 업무를 수행하고 일대일로 정책이나 중국의 저탄소정책을 칭찬하는 것을 두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한국에서도 이 부분을 문제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제레미 리프킨은 앤트로피, 제3차 산업혁명, 소유의 종말 등 무수히 많은 전작들을 통해 그가 글로벌한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방대한 자료와 깊이있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우수한 미래학자임에 틀림이 없고, 그의 Global Green New Deal plan이 이미 유럽 중국 미국 등에서 점진적으로 도입되고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레미 리프킨은 본서에서 매우 통섭적인 시각으로 저탄소정책이 인프라 개발과 제3차 산업 혁명의 요소들이 전반적으로 결합되어 시너지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미래를 제시한다. 그는 인터넷과 IoT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 그리드가 저탄소인프라 그리드로 이어지고 방대한 에너지 및 산업인프라 시설 구축과 도시와 커뮤니티의 스마트화를 통해 막대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한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제기되는데, 선진국들인 유럽과 미국에서는 위와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지만, 아프리카나 남미와 같은 지역에서는 위와같은 플랜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부분과 관련해서는 본서가 다루고 있는 Green finance부분에서 제시한 것처럼 거대한 sovereign wealth fund, pension fund, asset management firm, banks들이 green investment를 본격화하면서 저개발국가의 green infrastructure, green energy sector분야로 투자가 확대되며 저탄소 사회로의 이전이 좀더 가속화될 수 있겠다. 이미 많은 금융기관들이 ESG (Environmentla, Social, Governance) investment를 주요 사업 목표로 제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국책은행들과 민간 금융기관,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들이 앞다투어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그린 인베스트먼트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본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에 읽었던 빌 게이츠의 How to aviod climate disaster 에 나온 내용과는 다르게 원자력 발전에 매우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빌게이츠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이 24시간 365일 가동될 수는 없으므로 결국 소형 원자로 개발 등을 통한 지역적 에너지생산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소형원자력 시스템 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는데, 제레미 리프킨은 원자력 발전이 결국 비용이 더 높은 문제가 있어 최선의 대안이 아니라고 여러 사례를 제시한다. 우리나라의 현 정부는 원자력 부분에서 제레미 리프킨의 견해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