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저자의 프롤로그에 보면 철학을 배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네가지 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첫번째는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할 수 있다는 점인데, 저자는 교육 혁명을 그 예로 들었다. 철학적 사고법의 하나인 변증법은 어떤 주장 A와 그에 반대, 모순되는 주장 B가 있을 때 어느 쪽도 부정하지 않고 통합하여 새로운 주장 C로 진화해가는 사고 과정을 말한다. '변증법'이라는 생각의 도구를 이용하면 다른 관점이 생기는데, 이를 통해 새로운 교육 제도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래된 교육 시스템이 부활했다는 관점이 생긴다. 두번째는 비판적 사고의 핵심을 배울 수 있다는 것으로, 현대의 비즈니스맨에게 비판적 사고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철학의 역사가 제안->비판-> 재제안이라는 흐름의 연속이라는 점을 볼 때, 철학을 배움으로써 자기 행동과 판단을 무의식중에 규정하고 있는 암묵적인 전제를 의식적으로 비판하고 고찰하는 지적 태도와 관점을 얻을 수 있다. 이로써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현재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변화시켜야 한다. 세번째는 어젠다를 정하는 것으로 어젠다 즉 '과제'를 정하는 일은 혁신의 출발점이므로 상당히 중요하다. 모든 혁신은 사회가 안고 있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실현되게 마련이므로, 과제가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혁신도 일어나지 않는다. 중요한 과제 설정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양'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교양'은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과 눈앞의 현실을 비교해 보고 보편성이 더 낮은 상식, 지금 여기에서만 통용되는 상식을 가려내는 안목을 말한다. 눈 앞의 세계를 무조건 받아들이지 말고 객관적으로 고찰해 볼 때 떠오르는 보편성의 부재, 거기에 마땅히 의심해볼 만한 상식이 존재하며 그 상식을 교양이라는 렌즈를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당연했던 일, 다시 말해 상식을 의심하는 것에서 비로소 혁신이 시작된다. 철학을 배우는 마지막 이유는 두번 다시 비극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이다. 과거 철학자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고발하고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어리석음을 극복하는 방법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배우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다음으로 저자는 철학을 배우는 새로운 방법으로 이책이 여타 철학 입문서와 다른 점을 세가지로 소개하고 있다. 첫번째는 목차를 시간축으로 구성하지 않고, 대신 '사람', '조직', '사회', '사고'라는 네가지 콘셉트에 따라 정리해 목차를 구성했다. '사람'에 관한 콘셉트는 타인과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관해 깊이 통찰하게 한다. 사르트르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즉 'How'의 물음을 중시한 실존주의 사상가이다. 이 물음의 답으로 '앙가주망 하라' 고 하였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행동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이에 따른 의사결정에 스스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즉 외부의 현실을 자신의 일로 주체적으로 받아들여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태도, 여기서도 앙가주망이 중요하고 말한다.
'조직'에 관한 콘셉트는 집단에 속한 인간이 보이는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쿠르트 레빈은 조직 내에서 '개인과 환경의 상호 작용'에 의해 사람의 행동이 규정된다고 보았다. 레빈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까지의 방식을 '잊는'것, 즉 이전 방식에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고 하였다. 저자는 일본 사회 변화로 현재까지의 헤이세이 시대를 쇼와 시대를 끝내지 못한 시대라고 말하였다. 고도 경제 성장기 이래 정상에 이르는 과정이 쇼와 시대, 이후 30년에 걸쳐 내려오는 과정이 헤이세이 시대라고 한다면, 이제 일본은 지난 시절의 거품경제시기를 끝내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일본 청년층에서 경제, 돈, 물욕에 치우친 척도를 부정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일본과 비슷한 경제 성장을 경험한 한국에서도 또 한번 하나의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번째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는 사회의 성립과정과 그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모스코비치는 공평한 사회일수록 차별에 의한 상처가 깊다라고 하였다. 우리가 공정한 조직과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 도사리고 있는 본질적인 모순은 평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항상 평등의 욕구가 더욱 크고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는 모든 것이 거의 평준화될 때 인간은 최소의 불평등에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공정'이라는 개념에는 개인의 열등성을 부정할 수 없고 자기방어가 성립되지 않는다.
멜빈 러너의 공정한 세상 가설, 즉 노력은 언젠가 반드시 보상받는다는 사고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것은 반대의 추정으로 성공한 사람은 성공할 만큼의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하므로 반대로 불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런 일을 당할 만한 원인이 당사자에게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소위 '피해자 비난'이라고 부르는 편견이다. 또한 공정한 세상 가설에 사로잡히면 본인의 불운을 사회나 조직의 탓으로 돌리고 조직에 원한을 품게된다. 이는 결코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을 뿐더러 사회와 조직을 망하게 하는 태도이다.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으므로 우리 모두가 더 공정한 세상을 목표로 싸워 나가는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