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책과 함께 신청했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주변인들의 추천도 있었지만, 패션 관련 책을 읽으면서 더욱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자라(ZARA)가 조르바(ZORBA)에서 영감을 받아 비슷하게 브랜드 이름을 짓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미있는 소설책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은 삶에 대한 철학적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의 화자로 등장하는 ‘나’는 현실의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멀게나마 이상을 꿈꾸고 있다는 점도, 조르바를 보고 희열을 느낀다는 점도 비슷했다. 책에 등장하는 ‘나’는 성실하게 살아가고 착실하게 일하는 인물이다. 이에 비해 조르바는 인간의 삶을 꿰뚫고 누군가는 부담스러워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성에 대해 솔직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점이나, 악기가 원할 때만 연주한다고 하는 모습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희열이 느껴졌다. 죽음에 대해서도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 있게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인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조르바처럼 생각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조르바가 마냥 본심에만 충실해서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묻는다면 단연 아니라는 대답을 할 수 있겠다. 자신이 원하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이 있으면 얼마든지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임하는 인물이었다. 그러다가도 자신의 자유시간이나, ‘나’가 이해하지 못할 고민에 빠져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이다. 이를 보고 때로는 조르바처럼 살 필요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거나 필요할 때는 성실하고 차분하게 일하되, 조르바처럼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