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서두에서 인류 역사 내내 세계 모든 곳에서 수천명의 신이 숭배를 받아왔다고 시작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은 다신론자 였으며, 수많은 그리스인과 로마인은 자신들의 신이 실재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그들은 그 신들에게 기도하고, 동물을 제물로 바쳤으며, 행운이 찾아오면 그들에게 감사하고, 일이 잘못되면 그들을 탓했다.
우리 조상들도 토테미즘적 신앙을 가졌음이 확실하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 얘기도 있고 아마도 최근까지도 우리네 시골 마을에서는 토테미즘적 신앙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본인도 어릴적 많이 아팠는데 어릴적 이름을 조왕쇄라고 불렸다는 걸 보면 60~70년대 까지도 우리 부모 세대는 토테미즘적 기복신앙에 의지하며 인간의 길흉화복을 빌었음이 분명하다.
모든 부족에는 창조신화가 있다. 인간은 타고나길 자신이 어디서 왔고, 그 모든 동물은 어디서 왔으며, 세계·태양·달·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에덴동산 이야기는 유대인의 창조 신화이다. 세계 각지의 수천 가지 창조 신화 중 유대인의 창조 신화가 그리스도교 성서인 <성경>에 포함된 것은 단순히 두 가지 역사적 우연 때문이다. 예수가 유대인 이었다는 것과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는 것이다.
귓속말 전달 놀이나 전화기 놀이를 통해 보면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에게 뭔가를 속삭인다고 했을 때, 세 번째, 네 번째, 이렇게 마침내 이야기가 열 번째 사람에게까지 도달하면 애초의 이야기가 특별히 간단하고 짧지 않는 한 크게 바뀌어 있기 마련이고, 대개는 우스꽝스럽게 바뀐다. 10명을 거치는 동안 바뀌는 것은 단어만이 아니다. 이야기의 중요한 내용도 바뀐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 그리고 과학적 고고학이 시작되기 전, 구전되는 이야기는 귓속말 전달 놀이 같은 왜곡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아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각 세대의 전달자들이 다음 세대에 자리를 내어줌에 따라 이야기가 점점 왜곡된다. 그래서 결국 실제로 일어난 일은 신화와 전설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또한 성경속 사건들을 통해 신이 정말 좋은 인물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성경>의 이야기들은 아마 사실이 아닐 거라고 얘기한다. 성경속 이야기는 기술된 사건들이 일어나고 나서 한참후에 쓰여졌고, 목격자들이 있었다 해도 그것을 쓸 시점에는 대부분 죽었을 것이다.
오늘날 주류를 이루는 종교는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정도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세 종교는 고대 유대교에 그 근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도교 <성경>의 첫 번째 부분은 순수하게 유대교의 경전이고, 이슬람교의 성서인 <코란>은 유대교 경전들에서 일부가 유래했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를 함께 묶어 흔히 ‘아브라함’종교라고 부르는데, 세 종교 모두 신화상의 족장 아브라함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유대인의 시조로도 추앙받는다. 세상에 존재하던 수 많은 토속신앙이 이 세 종교에 의해 대체된 것은 이들의 이야기가 조금 더 그럴싸하게 포장되어 졌고 유대인의 교육속에 살아남아 전세계에 전달되어졌고, 아랍인들의 해상무역을 통한 전파로 세계의 주류 종교가 된 듯하다.
<성경>과 <코란>같은 성서들이 어떤 신을 믿을 타당한 이유가 되지 못하고, 우리가 선한 사람이 되기 위해 종교가 필요하다는 믿음에서 성경속 사건들을 인용하며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더 높은 힘, 세계와 우주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를 포함해 살아 있는 생명체를 만든 어떤 종류의 창조적 지능에 대한 믿음에 매달릴지도 모른다고 보고 진화론을 통해 신을 떠올리기를 포기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먹이를 얻기위해 전력 질주하는 치타와 치타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가젤, 카멜레온의 혀가 작동하는 원리 등을 통해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가 만들어낸 것이며 어떤 종류의 더 높은 힘이 설계한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찌르레기 떼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며 찌르레기 무리가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건 분명 어떤 외적인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신 같은 안무가나 설계자가 있어야 할 것 같지 않은가? 크레이그 레이놀즈라는 영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새의 군무를 시뮬레이션함으로써 찌르레기의 무리 행동은 설계자나 안무가가 없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신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 백만년, 어쩌면 수 천 만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인간은 거대한 다른 동물들에 비해, 또한 태풍이나 가뭄 등 자연재해 속에 나약한 존재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 와중에 의지할 무엇인가가 필요했고 그 필요해 의해 만들어진 신이 요즘의 인간의 삶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본서에서도 언급했지만 성경이나 코란속의 신은 결코 선한 인물이 아닌거 같고, 또한 인간은 신의 이름을 빌려 십자군전쟁 같은 전쟁을 일삼았으며, 같은 신을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 사이의 구별을 통해 또다른 차별을 낳고 있는 것이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신의 부존재가 더욱 명확해 지겠지만 이미 신에 의지해 살아가는 수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부정하려 할 것이고, 나약한 인간은 또한 의지할 뭔가를 찾으며 종교는 그렇게 명백을 유지해 나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