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달러구트 꿈백화점 1에 이어, 페니라는 인물의 성장기를 그린 이야기이다.
페니는 책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꿈값을 도둑맞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나름 열심히 자기 몫을 해내려고 노력한다. 1편에서는 페니가 달러구트 꿈백화점에 처음 입사하여 새로운 업무를 배우고, 각각의 등장인물들과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이야기가 주였다. 이번 2편에서는 달러구트 꿈백화점에서 일한지 1년이 지나 민원관리국에 출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게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페니의 모습을 그린다.
이 책을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게 만드는 것은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이다. 잠에 들어야지만 입장할 수 있는 꿈속 세상인데, 우리 모두는 이 꿈속 세상에서 꿈을 구매하고 대가로 꿈속에서 느낀 감정을 돌려준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매우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의 세상을 작가의 표현을 통해서 상상할 수 있게된다. 이야기 자체는 편하게 읽히지만, '꿈'과 관련하여 인간이 느끼는 여러 감정과, 꿈이 가지는 나름의 의미를 다각도에서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작가에 의하면 꿈은 사람들이 현실을 보다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신이 창조한 선물이다. 부럽기만 했던 누군가가 되어보는 꿈을 꾸는 이유는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함부로 비하하지 않기 위해서다. 트라우마를 겪던 시절에 대한 악몽을 꾸는 이유는,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것을 극복했던 자신이 함께 존재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예술가가 꿈을 통해 염감을 얻는 이유는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그의 오랜 노력이 숙면을 계기로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1편에서는 독자들을 처음 꿈속세상으로 초대하면서, 꿈속 세상의 구조와 인물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꿈의 의미에 대해서 다양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고민하게 하였다. 이번 2편에서는 새로 입장하게된 컴퍼니구역에서 단골손님들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를 해결하면서 각종 인물들의 묘사를 세심하게 풀고, 동시에 꿈 그 자체가 아닌 사람의 여러 감정들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었다.
사람은 누구나 잠을 잔다. 하지만 누구나 항상 꿈을 꾸지는 않는다. 꿈이라는 것을 우리가 선택하고 있지도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작가는 그런 부분을 캐치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을 구축하였다. 처음 꿈백화점을 읽었을 때는 단순히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동화풍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다. 이번 2편까지 읽어보고 나서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기본적으로 꿈이라는 판타지적 요소 위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얹었다. 그리고 그 공감되는 이야기를 평소에 우리가 깊게 생각해보지 않는 지점들을 건드리면서 다르게 생각해볼 기회들을 부여한다. 감동과 유머, 흥미로움이 적절히 버무려져 읽기에도 간편한데 말이다. 이번 2편에서는 심지어 매력적인 배경과 세계관이 컴퍼니 구역의 등장을 통해 더욱 수평적으로 넓어졌고, 조상신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거슬러가면서 수직적으로도 확장되었다. 단순히 1편의 세계관에 기반한 묘사가 아니라서 혹시 이어질 3편 그 이후까지 기대하게 만든다. 한편으로는 2편을 읽고나서 1편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게 만들었다. 1편을 읽은지 조금 되어서 그런지 여러 인물들에 대한 배경, 1편에서 연결되는 내용들도 조금 헷갈렸다.
인상깊은 에피소드 하나만 되짚어 보자면, 1번 손님의 에피소드가 유독 기억에 남았다. 자각몽을 꾸면서 꿈속 세상을 의지대로 휘젓고 다니던 손님은 어느 순간부터 그 세상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다. 자신이 겪었던 세상이 진짜인지 의문만 남긴채 점점 그 세상에서 멀어지고 있는 중에, 자신에게 심리상담을 받으러 온 손님을 통해서 다시금 그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가지게 된다. 결국, 꿈 속 세상의 각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서 자신을 보게되고, 자신에 대한 감정도 느끼게 된다. 평소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라, 남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을 때가 많다. 사실 별 일이 아닌데도, 괜히 눈치보게 되는 상황들이 그래서 많았다. 남의 시선과 생각으로 한번쯤 나를 바라본다면 생각보다 남들은 나에 대해 큰 신경을 쓰지 않았고, 생각보다 나를 좋게 보았고, 생각보다 남들에게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