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어머니는 지천에 깔려있는 식물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 조미료를 첨가해 맛있는 요리를 해준 기억이 난다. 어떤 것은 음식의 재료가 되고 첨가된 조미료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연 불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식재료인 그 식물들을 요리할 수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졌던 기억이 새롭다. 유발하라리 라는 학자는 인간이 발명한 불이 하는 최고의 역할은 음식을 익히는 일이 었으며 조리 덕분에 인간이 자연 상태로는 소화할 수 없는 밀, 쌀, 감자 등을 주식으로 활용할 수 있었으며 고기도 불에 익히면 씹고 소화하기가 훨씬 쉬워져 섭취가 가능했다고 한다. 이런 익히는 요리법 때문에 인간은 더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만들고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남는 시간을 식물 재배나 교접을 통한 새로운 종을 개발하고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들을 생각하면서 음식 문화가 발전했다고 했다. 그리고 중 근세에 세계 정복의 역사가 일어나면서 타 지역의 음식이나 식재료들이 교류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단순한 음식의 기원이나 식재료의 발굴 과정을 넘어 그리고 이런 음식들이 시간이 흘러가면서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 하는 "음식 재료와 조미료 그리고 각국의 음식문화" 를 접하는 세계 음식 여행으로의 초대장이 이 도서 "처음 읽는 음식의 세계사" 다. 인류 창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정착에서 시작해 현재 다이어트와 기아로 허덕이는 인류의 부조리까지를 각국별로 대륙별로 고유의 음식 재료부터 요리하는 방법, 맛을 내기위해 첨가하는 조미료의 구성, 독자적이고 전통적인 스타일을 확립해 세계의 식상활에 영향을 기쳐온 문화, 그리고 특정 재료(예 :설탕)가 세계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과 음식의 세계화 흐름을 진화 흐름을 서술하고 있다.
이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언급된 내용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인류의 역사를 음식과 연계지어 보면 네 번의 격변(약 1만년전의 농업혁명, 15~16 세기의 대항해시대,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 20세기 후반의 하이테크 혁명)을 거쳐 새로운 식자재와 요리군을 만들어 냈다. 토기가 발명되고 요리가 가능한 농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음식의 제1차 혁명이 일어나고 초원길과 비단길 등을 통한 유라시아 음식 교류가 이어졌다. 15~16세기의 대항해 시대는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 식자재 교환이 이루어지고 생태계의 변화가 진행되면서 인류의 식문화가 격변하였다. 신대륙의 옥수수 감자 토마토 등이 구대륙으로 전달된 시기이다. 다음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급격한 인구이동에 따른 식량공급을 위한 부패방지 기술과 가공식품이 등장한다. 20세기 후반 하이테크혁명이 진행되면서 식품의 저온처리 기술로 식탁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식문화의 전반에 걸쳐 패스트푸드화가 진행되면서 비만과 성인병의 증가가 이루어지는 반면 아프리카의 상당 지역은 기본적인 음식을 섭취 못하는 기아 상태가 지속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이루어지는 부조리를 언급한다. 각 장에는 식자재의 종류, 세계4대 요리권의 내용, 식자재의 교류, 자본주의의 음식 생태계, 도시를 지탱하는 가공식품, 그리고 콜드체인과 세계화 내용을 네 번의 격변기와 연관지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작자는 끝으로 식탁 위에 놓인 모든 음식과 재료에는 인류의 역사가 담겨있다고 언급하며 식탁은 문화가 교류하는 작은 무대이며 지구의 현재 상태와 인류 사회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로 매일 올라오는 여러 식자재와 요리를 보면서 인류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끝을 맺고 있다.
세계사를 설명하는 방식이나 대상은 수없이 많다. 이 책은 매일 식탁위에 놓이는 식자재와 요리의 탄생과정과 그것이 교류하면서 변화된 내용을 다루는 미시적 관점과 문명의 탄생과 교류과정에서 일어난 음식관련 변화들과 이후 현재 세계의 문제점을 설명하는 거시적 관점을 동시에 언급하며 음식의 역사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 어느 역사 관련 도서보다는 탁월하다고 생각된다. 간과해왔던 음식 속에 이렇게 다양한 함의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서 익숙해져와 다른 관점을 생각 못했던 단순한 현상도 역사 이해의 도구로 성찰을 할 여지가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