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15대 왕이 즉위를 하였다. "나는 안국군의 손자이며 고추가 돌고 공의 아들이다!" 그는 미천왕이다. 12대 중천왕, 13대 서천왕, 14대 봉상왕, 그다음 15대 미천왕이다. 14대 봉상왕은 미천왕의 큰아버지이다. 미천왕의 아버지 돌고가 반역의 마음을 품었다하여 죽였기 때문에 미천왕은 어려서 숨어살아야만 했다. 만약 돌고가 왕이 되었다면 천자 돌림의 왕이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무릇 전쟁이란 군사의 수와 사기, 그리고 갖추고 있는 장비가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이다. 여기에 장수의 능력을 더하면 이길수 있는 조건을 나름대로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얻어야 할 것 있는데, 그것은 백성의 호응이다.
비록 전장에서 창칼을 쓰는 건 군병이지만 모든 전쟁은 군사를 내기전에 이미 승패가 갈리는 법이다. 곧 백성이 마음으로부터 호응하면 그 전쟁은 져도 이긴 것이고 백성이 마음으로부터 거부하면 그 전쟁은 이겨도 진 것이다.
미천왕 3년, 미천왕 을불의 출사표
황하족 유철이 이 땅을 점령한 후 사백년간 요하는 짓밟혀 왔고 지난 백년간 고구려는 현도, 낙랑을 단 한 발짝도 쫓아내지 못했다. 나라가 세를 키워 일어났을 때도 결국 그들을 몰아내지 못했으며 주저앉을 적에는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휘둘려 왔다. 과거 태조태왕께서 이들 군현을 격파했을 적에도, 명림답부가 좌원에서 후한의 군대를 섬멸했을 적에도 우리는 이들을 몰아내지 못했으며 동천태왕께서 거대한 공손씨를 멸했을 적에도 그 영토는 모조리 진나라 차지가 되어야 했다.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저들을 몰아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이제 저들이 우리의 철을 내놓으라 억지를 부리니 이것을 어찌 나라의 꼴이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죽으면 죽었지 고구려의 정신을 팔지는 않겠다. 내게는 오직 저들을 멸하든 내가 죽든 둘 중 하나가 있을 뿐이다.
깃발의 색깔에 따른 나섬과 물러섬은 고구려군이 전술 훈련을 할 적에 가장 중요시 여기는 절대적인 규칙이었다. 강도 높은 훈련을 매일 같이 일삼아온 고구려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 깃발만큼은 절대적으로 따랐기에 혼란 속에서도 일사불란하게 돌아서서 필사적으로 적과 맞섰다.
둥그런 해야, 붉고 붉은 고구려의 해야
동녘에 숨었다가 중천을 지나더니 서쪽에서 고왔던 해야
짙은 한밤 먼 곳으로 떠났다가
임을 반겨 다시 떠오른 붉은 해야
네 얼굴이 밝고도 밝은데 임은 어디를 보느냐
초원의 구름에 가릴까 외면하나
황무지의 비라도 내릴까 외면하나
본시 고구려 민간에서의 혼례 풍속은 매우 간결해 허례허식하는 법이 없었다. 신랑이 신부 될 사람의 집에 가서 몇 년 혹은 몇 달간 서옥이라는 임시 거처에서 같이 생활하다 혼례식을 올리는데 이때 신랑 집에서는 술과 돼지고기만 보내 잔치를 도울 뿐이었다. 하지만 왕실의 혼례 풍속은 달랐다. 특히 대대로 왕후를 낸 연나부에서는 혼례를 권력 획득의 계기로 삼았기에 수많은 손님을 초청해 매우 화려하게 치르곤 했다.
성공을 거두려면 누구보다 더 차갑고 교활해야 한다는 제 생각이 폐하를 보는 동안 서서히 무너졌어요. 당장은 손해를 보아도 결국은 승리로 이어지고 마는 알수 없는 힘, 그 힘이 저를 이끌었어요. 저는 진정 처음으로 인간의 길을 배웠어요.
작은 슬픔은 분노를 낳지만 큰 슬픔은 허무를 낳는 법이다.
산등을 타고 내려온 작은 물줄기들이 협곡을 따라 하나둘 흘러들어 격류를 만들고 이 격류가 흐르고 흐르다 깎아지른 절벽에 이르러 커다란 폭포를 이루었다. 거센 물줄기가 마치 바위를 부술 듯 연신 굉음을 울리며 떨어져 내리는 가운데 이 대자연의 위엄앞에 맞선 젊은 남자가 있었다. 희고 깨끗한 얼굴이었지만 관자놀이가 불끈 솟고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은 그가 강한 의지의 소우자임을 느끼게 했다.
청홍기 두 쌍, 총 네개의 깃발을 사용하는 전법은 고노자의 주도로 고구려 군략가들이 깊이 연구해 창안한 전술이다. 푸른 깃발은 진군을, 붉은 깃발은 퇴군을 명하는데 같은 깃발 두개는 빠른 움직임을, 한 개는 고요하고 느린 움직임을 뜻하고 깃발을 드는 방향은 좌우를 가리키는 신호였다.
들 곳 없는 요새란 바꾸어 말하면 날 곳 없는 함정이 되는 것이다.
동천왕 이래로 고구려 중갑기병이란 개마기병을 뜻했는데 개마란 말갖춤, 즉 말에도 철갑을 입혔다는 의미였다.
내가 지금 옛시대를 억지로 붙잡고 있지 않은가,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보아야만 하거늘 흐르는 장강을 억지로 막지는 않았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