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는 나에게 남다른 감정으로 다가왔다.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을 못 가는 요즘 나는 향수에 빠져있었다. 대학시절만 해도 해외여행을 밥먹듯이 갔었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부유해진 상황을 바탕으로 돈을 펑펑쓰면서 여행을 다녔다. 남미 아프리카 미국 캐나다 여기저기 많이 쏘다니면서 기분전환을 많이했는데, 코로나가 생기면서 그냥 폭삭 망해버렸다.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나가더라도 항상 마스크를 써야하는 요즘. 나는 너무 힘들다. 그러다보니 책으로라도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냥 세계 도시의 사진이나 모양을 보는 것은 유튜브에 수없이 많다. 메타버스까지 나오는 시대에 그냥 단순히 모양만 외양만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골랐다. 30개 도시로 읽는 세계사. 무릇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던가. 30개 도시의 역사를 알게 되면 나는 이 30개 도시에 갔을 때 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나다를까 이 책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 책이었다. 도시 하나하나의 역사를 세세하게 되짚어봄으로써 도시들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당행의 슬로건이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금융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 책이야말로 도시들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하나의 연결고리라고 생각이 된다. 한 때 너와 나의 연결고리라는 밈이 유행했는데 우리나라의 서울을 가리킬때 이 밈이 나중에 사용되지 않을까? 그런 취지에서 봤을 때 세계사의 연걸고리는 단연코 도시이다. 도시들에서 수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냥 막연히 떠올려보면 뉴욕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거스 로스엔젤레스 워싱턴dc같은 미국 도시들부터 시작해서 런던 파리 밀라노 등 유럽도시, 그리고 싱가폴 부다페스트 빈 베이징 청화 토쿄 같은 메이저 도시들까지 다 머리속에 생생하다. 이 도시들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정말 세계 모든 곳의 역사를 간단하게나마 훑는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도시들의 역사를 살펴보면 참 인간이란 삶의 희노애락에 대해서 소중히 느껴야 한다는 다짐이 든다. 희 라고 하면 기쁠 희자인데 우리의 삶에는 기쁨이 있듯, 도시의 역사에도 기쁨이 있다 아마 도시를 대표하는 축제같은게 이러한 희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토마토축제나 투우 축제가 딱 떠오른다. 이러한 도시를 마주쳤을 때 느껴지는 그 열정화 희열을 바로 희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다음은 노이다. 노라고 하면 난 보스턴이 생각났다. 보스턴차사건, 영국의 식민지로 있던 미국이 높은 조세에 저항하여 벌어진 사건으로 보스턴에 있던 차(tea)를 운송하던 선박들을 모두 불태워버렸던 사건이다. 단순히 화재로 끝난게 아니라 미국 전역에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의 불씨를 지핀 사건이어서 더더욱 의미가 있다. 만약 내가 보스턴에 가게 된다면 이 차 사건이 있었던 항구를 꼭 가보고싶다. 역사의 변곡점에는 언제나 그 숨결이 살아숨쉰다. 이것이 바로 노이다. 다음에는 애 슬픔을 따져보자면 전쟁이나 기아 궁핍과 관련된 것을 배제할수 없다. 그 중에서 내 인상에 가장 깊게 남아 있는 것은 흑사병이다. 유럽 어느 도시를 특정하지 않더라도 유럽 전역을 휩쓸었던 패스트, 유럽 인구의 1/3을 날려버렸던 이 전염병의 흔적은 아직도 유럽 도시 곳곳에 퍼져있다. 나도 만약 내 주변 사람들이 시름시름 아파서 앓고있다면 너무나도 슬플 것이기 때문에 애 라는 감정이 도시의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당므으로는 락이다. 즐길 락자는 어떻게 보면 희와 비슷하다고 생각될 수 있다. 독후감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희는 축제보다는 독립에 성공한 서울이나, 아니면 프랑스혁명에 성공했을 당시의 베르사유가 여기에 해당이 된다고 생각되고 앞서 이야기했던 축제들이 락에 해당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희노애락이란 인간사 뿐만 아니라 도시사에도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이러한 개념들을 하나하나 적용해서 정리하다보니 도시사의 특징들이 머리속에 차곡 차곡 쌓여가는 느낌이다. 비록 코로나시대에 내가 어딘가 여행을 하지는 못하지만, 코로나가 풀리고 나면 이제 어디든 여행을 할 때 도시의 역사와 함께 그 도시의 본연의 맛을 느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