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 :
"무라카미 하루키"는 유명한 일본의 작가이다. 그가 왜 유명한지 알기 위하여 그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음을 통해 그를 이해해 보기로 마음을 정했다. 지금까지 읽어 본 그의 작품은 장편으로서 "노르웨이의 숲(1987년, 그의 나이 39세)", "1Q84(2009년, 그의 나이 61세)", "기사단장 죽이기(2017년, 그의 나이 69세)"가 있었고, 단편을 엮은 소설집으로 "여자 없는 남자들(2014년, 그의 나이 66세)"이 있었다, "여자 없는 남자들"에는 7편의 작품들(드라이브 마이 카, 예스터데이, 독립기관, 세에라자드, 기노, 사랑하는 잠자, 여자없는 남자들)이 있었다.
각 작품들에게 출간년도와 그의 나이를 적은 것은, 나의 현재 나이(58세)까지 살아온 체험을 바탕으로 확립된, 세상을 보는 나의 관점과 그의 년도별 작품으로 드러나는 그의 세상을 보는 관점간 비교를 통해 나와 그의 정신세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느껴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즉 비슷한 나이대에 쓰여지는 작품이 아마 현재의 나에게 가장 큰 공감을 일으키지 않을까하는 기대이다.
사실 읽은 책들 가운데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작품은 이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말을 할 수는 없지만, 여운이 크게 남았다고 느끼는 작품은 "기사단장 죽이기"였다. 나와 비슷한 나이대에 출간된 "1Q84"를 읽으면서 유사한 감정이 있다는 느낌을 바탕으로 나의 공감대를 깨울 수 있었지만, 그러나 인생에 대한 뭔가의 통찰이 있고 다시 읽고 배우고 싶다는 감정을 "기사단장 죽이기" 가 주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생의 경험이 원숙해 질수록 통찰도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의 남은 작품들 가운데 이번 기회에 읽고 싶은 책으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년, 그의 나이 37세)"를 읽어 보기로 선택했다. 내가 읽은 작품들 가운데 그의 가장 젊었던 나이에 쓰여진 것으로서 나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되었다.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 :
먼저 그의 나중의 작품이 된 "1Q84"와 전체적인 틀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1Q84"에서는 주인공인 아오마메의 스토리가 따로, 다른 주인공인 덴고의 스토리가 따로 만들어져 각 장별 따로 진행되다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아모마메와 덴고가 연인으로서 만나면서 스토리가 합치되는 틀로 만들어졌다. 그것과 유사하게 이 책도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스토리가 따로, "세계의 끝"의 스토리가 따로 진행되다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연결되어 스토리가 결국 합치되는 틀을 제공하게 된다.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읽고 나에게 다가온 느낌은 다음과 같다.
나는 계산사이다. 특히 셔플링을 할 줄 아는 계산사인데, 셔플링이 가능토록 개조된 다른 계산사들이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모두 죽었는데, 나는 현재까지 살아 있다. 이것이 셔플링을 개발한 과학자가 나를 선택하여 고액의 수수료를 미끼로 나에게 셔플링을 맞기게 된 이유가 되었다. 나는 그의 의뢰를 받아 그의 비밀을 모르고 셔플링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셔플링의 비밀을 캐려는 기호사 조직에 의해 나의 집이 파괴되고 나의 복부에 찔림까지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나는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과학자를 찾아가 묻게 되었다. 과학자를 찾기까지는 참으로 여러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기호사와 연합한 야미쿠로의 소굴을 무사히 통과해야 과학자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야미쿠로 소굴의 한 가운데로 피신해 있다가 나를 만나게 된 과학자는 그 비밀을 알려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엉뚱한 비밀이었다. 셔플링의 결과로 내가 현상으로 느끼는 이 세계가 끝난다는 것 이었다. 다른 세상이 시작된다는 것 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 이었다. 나는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벌어지게된 결과에 분노했지만 곧 이를 받아 들였다. 그리고 이 세계가 끝나기 까지 남은 시간동안 이 세계를 마지막으로 누리기로 했다. 야미쿠로의 소굴에서 다시 나의 집으로 온 다음, 옷을 갈아 입고 샤워하고 마지막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은 여인에게 연락하여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혼자 차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드디어 이 세계가 끝남을 맞이하게 되었다.
2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