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답게 살아가는 것.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나’답게 산다는 건 무슨 말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혹한 세상에서 타인을 의식하며 나 자신의 모습을 숨기며 살아가는 건지도 모른다.
이 책은 거친 세상에서 ‘나’를 지켜내며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했다. 자신의 진로를 찾아 고민하는 청년, 우는 아이를 달래주는 엄마, 자꾸만 힘든 부탁을 요구하는 친구, 행복을 돈으로 순위를 매기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사는 사회를 보여준다. 그 속에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며 정작 자신의 모습은 생각하지 않고 남을 의식한다. 책은 ‘나’로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를 제시한다.
1. 나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2.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3. 불안에 붙잡히지 않기 위한 to do list
4. 함께 살아가기 위한 to do list
5. 더 나은 세상을 위한 to do list
6. 좋은 삶, 그리고 의미있는 삶을 위한 to do list
작가는 우리가 왜 부끄러워하며 살아야 하는지, 우리 내면의 열등감은 무엇인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불행에서 허우적거려야 하는지 고민했다. 당당하게, 멋있게 나를 바라보며 떳떳하게 살아도 된다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다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프롤로그에서부터 나를 확끌어 당기는 부분이 있었다. 어른이 되었지만 어디선가 움츠러 들어있고, 초라해 보일 때도 있던 나의 모습, 그것을 내 탓으로 돌렸던 나에게, ‘나는 잘못이 없었다’라는 그 한마디가 마음쏙 어딘가를 토닥 토닥하는 기분을 받게 했다.
누군가와의 관계를 망치게 될까 두려워하고, 나의 사소한 부분도 드러내기 싫어하고, 언제나 낯선 이를 경계하고, 내 감정에 솔찍하지 못했던 나에게, 왜 그랬어! 제발 그러지 마~! 속상해하기 보다는, 그랬구나, 괜찮아 너의 잘못이 아니야 하고, 나에게 좀 더 너그러워질 필요가 있었다. 어떠한 삶을 살더라도 그대로의 나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믿음이 있다면, 조금은 더 나은 어른이 되지 않을까
본문의 일러스트들은 간결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 또 공감하면서 또다른 반성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SNS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쁘고 즐거운 일만 올리니, 이런 느낌이 드는 건 당연했다. 언제부턴가 누군가에게 내 기쁨과 내가 잘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기쁨을 공감받기를 원해서 SNS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기만족일지는 모르지만, 한번은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이다.
이 책은 지친 모든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곳곳에 들어있는 일러스트들은 단순한 스케치로 이 글들을 한방에 정리한다. 일상 속에서 간간이 생각했던 불편함과 답답함을 풀어주기도 하고 진심이 담긴 글들은 자꾸 책 속으로 나를 빨아들인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일을 묻고, 남이 좋다는 것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삶에 완벽한 답은 없지만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고 만족할 수 있으면 되니까. 눈치보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살아가는 나,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큰 위로를 받는다.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내용을 정리해 본다.
“힘이 들 땐 힘이 든다고 말할 것”
...
그런데 이렇게 힘이 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감정을 묶어두면
자신에 대한 감각은 무뎌진다.
그 무뎌진 감각은 다른 감정들도 무디게 만들고,
스스로가 한계점에 부딪히는 것도 모른 채,
착취되는 자신을 방치하게 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상황은 변함없더라도
힘이 들면 힘들다고 투정 부려야 하고
못 버티겠으면 잠깐은 멈춰 설 줄 알아야 한다.
언제나 괜찮다며 마음을 다 잡을 수 없고
늘 강한 사람일 수도 없다.
그러니 인생에 설치해야 할 액티브-X가 너무 많을 때
책임감에 익사할 거 같을 때
집에 돌아온 순간 눈물이 날 때
“나도, 이제는 힘들다”고 말하라.
누구도 당신을 대신 지켜줄 수 없고,
견디기 버거운 희생은 자기 학대일 뿐이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고 조금은 무책임해도 된다.
책임을 논하며
질식할 때까지 스스로를 방치하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게 무책임한 일은 없다.
+
그런 의미로 졸라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