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김진명 작가의 소설을 즐겨읽고 있지만, 이번 소설은 평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직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기회였던 것 같다. 직지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였다는 사실, 독일 쿠텐베르크의 금소활자가 우리의 직지로부터 그 기술을 이어받았다는 이야기 등 평상시에는 전혀 생각치 못했던 우리의 것에 대한 자부심을 리마인드하게 된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퇴직한 언어학 교수가 원인모를 이유로 잔혹하게 살해를 당하고, 이를 한 사회부 여기자가 하나하나 추적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는 주의의 사람들과 함께 교수가 살해당한 이유가 우리나라의 직지와 관련된 사실에 주목하고 그 교수의 책, 컴퓨터 등으로부터 단서를 포착해 나가기 시작한다.
특히, 직지와 관련하여 교황이 썼다는 편지를 중심으로 편지의 수신인이 고려의 왕이라는 내용을 해석해 나가는 과정, 그리고 살해당한 교수가 접촉한 피셔 교수 및 교황청의 신부를 접촉하는 과정 또한 내가 만일 이야기 속의 기자였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그 무엇에 대해 세계 각국의 인사들과 논쟁을 하게 되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에 대해 -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되는 - 사대주의를 버리는 것이라도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사전에 준비된 논리를 최대한 활용하여 대응하여 우리의 위치를 확고히 지키는 것 또한 우리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좋은 수단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행동보다는 상대방의 자존심 또한 세워주면서 그들이 스스로 우리를 인정하도록 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