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잘못알고 있었던 상식을 먼저 건드리는 소설이었다.
쭉 '직지심경'으로 알고 있던 것을 처음 소설 제목에서 '직지'라고 명명하면서 내게 의문을 주었다. 내용에 따르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직지심경'은 불교 경전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맞지 않다. '직지심체요절'도 직지의 저자인 백운화상이 중국의 '불조직지심체요절'을 기초로 편찬한 만큼 중국의 책과 혼동될 수 있기에, 올바르게 부르는 것은 '직지'라는 것이다.
은퇴한 라틴어 전형우 교수의 끔찍하고 의문투성이인 죽음과 이를 파헤치는 기자 기연의 집요한 추적 그리고 이에 따른 역사의 상상이 어우려졌다.
전 교수는 교황 요한 22세의 편지내용중 조선의 충숙왕 언급에 대한 진위를 파악하던 중이었다고 하였다.
현재의 살인 사건을 파헤치면서 자연적으로 알아가는 직지와 구텐베르크 금속활자. 당시의 조선과 유럽.
이 소설의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들며 전개되는 내용은 독자에게 사실과 허구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한다.
구텐베르크 금속활자의 원류를 주장하고 있는 한국의 학자들, 반면 이를 부정하고 있는 독일. 그 가운데 나름 중립적 시각으로 둘의 존재의 가치을 인정하고 있는 기자 기연. 금속활자의 진실에 얼혀있는 살인사건.
조사중 기연은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확실한 연관성을 밝힌 피셔 교수를 만나게 된다.
그는 "직지와 구텐베르크 42행성서 인쇄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비교한 논문으로 그 연관성을 증명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로는 아직 전 교수의 살해에 대한 진실을 파악하는데는 부족한 상황.
기자 기연은 영국 고범죄 전문가인 펠프턴의 도움을 받아 전 교수 살인의 동인에 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