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에게 우주는 큰 관심이 아니었다. 사실 요즘 도시의 밤하늘에서는 별을 찾아보기도 어려운 날이 많다. 그러나 최근 스페이스X, 버진갤럭틱 등 민간기업의 우주여행 성공 뉴스는 지구와 우주에 대한 나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우주는 어떻게 생겨나고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나면서 유투브를 보다 칼 세이건이 펴낸 코스모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칼 세이건이 생명의 기원, 지구의 기원, 우주의 기원, 외계 생명과 문명의 탐색,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 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13부작 텔레비전 시리즈 '코스모스'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이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따라서 이 책도 총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칼세이건은 우주의 생성, 태양계 구성, 지구의 진화, 인류의 첨성학, 천문학의 발전과 우주에 대한 지식의 발전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금부터 100억 또는 200억년 전에 빅뱅이라고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됐다. 대폭발의 순간 이후 우주는 한시도 쉬지 않고 팽창을 계속해 왔다. 대폭발이 있은지 약 10억년이 지나자 우주 물질 분포에 비균질 구조, 즉 덩어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덩어리들은 여타 지역보다 밀도가 약간 높았으므로 주위에 있던 밀도가 희박한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당길 수 있었다. 이리하여 수소와 헬륨의 가스구름이 점점 자라났다. 이것들은 나중에 은하단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주 작았던 비균질 구조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위의 물질을 중력으로 끌어들여 점점 크게 성장해 나갔다. 오늘날 우주에는 은하가 모인 수 많은 은하단이 있다. 은하단 중에는 여남은 개 남짓한 은하로 구성된 작은 것들도 있는데, 우리 은하가 속해있는 소규모 은하단은 지역 은하단이라고 불리며, 우리 은하군에서 은하라고 불릴 수 있는 준수한 은하는 오로지 우리의 은하수 은하와 안드로메다 대은하 단 둘 뿐이다.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별의 수는 1백해 개에 이른다. 게다가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태양계는 이 방대한 우주의 한 구석에 있는 은하수 은하의 구석에서 태양의 중력에 붙잡혀서 거의 원형의 궤도를 따라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태양과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8개의 행성들과 그 부속 위성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태양 광선에서 열을 공급받는다. 태양의 중심에는 수소와 헬륨 기체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용광로가 있는데 이 용광로가 태양계를 두루 비추는 빛의 원천이되고 있다.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1.5억 킬로미터(1며)이고, 해왕성은 평균 45억 킬로미터(30AU) 떨어져 있다고 하며 공전주기는 165년에 이른다고 하니, 이 작은 태양계의 규모도 얼마나 큰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구는 대략 46억년 전에 성간 기체와 띠끌이 응축된 구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화석기록을 통해서 우리는 최초의 생명이 대략 40억년 전 원시 지구의 바다나 연못에서 태어났다고 알고 있다. 최초의 생물은 오늘날의 단세포 생물만도 못한 것이었을 것이다. 약 30억년 전애는 돌연변이 과정을 통해 최초의 다세포 생물이 태어났고 20억 년 전 부터 성이 발생했으며 10억 년 전쯤부터는 식물들이 지구환경을 업첨나게 변화시키기 시작했고 녹색식물들이 산소분자를 생산하면서 원시 지구의 대기는 수소로 가득해졌다. 대략 6억년 전부터 새로운 형태의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지구에 나타났는데, 이것이 캄브리아기 대폭발이라고 불리는 사건이다. 캄브리아기 대폭발이 시작되자마자 다양한 형태의 생물들이 바다에 우글거리기 시작했다. 1000만년 전에 인간과 아주 비슷한 생물이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그들이 진화함에 따라 뇌의 크기도 현저하게 커졌다. 그리고 그 후 지금으로부터 수백만년 전에 최초의 인간이 나타났다. 이처럼 살아있는 세포라는 이름의 정교한 기구는 40억년의 긴 세월을 거치면서 힘들게 걸어온 진화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인류는 영원 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 지구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고 있다. 전 우주적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볼 때 주요하기는커녕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기까지 하다. 1977년 9월 5일 발사된 보이저1호가 태양계를 떠나면서 지구에서 61억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더욱이 그렇게 느껴진다. 칼 세이건은 이 사진속의 작은 점,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 불렀다. 고대로부터 인류사에서 우리가 우주와 그 속에서의 지구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우리 인간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자 미래의 인류의 영속적인 번영을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