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그리스 신화는 왠지 어렵고, 일상 생활과는 동떨어진 신의 이야기 같기도 하고, 종교적인 색채가 강한 느낌을 받아 쉽게 접하기 어려웠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들이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난 후에는 그리스 신화는 참 재미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이야기들이 모두 함축되어 있다는 새로운 느낌을 받게 되었다.
특히, 제3부에 소개된 '남자와 여자, 서로 다른 별에서 온 존재' 부분을 읽으면서 그 동안 가져왔던 남성과 여성에 대한 많은 오해와 편견들이 논리적인 설명으로 인해 고칠 수 있었다. 나도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한국에서 60~7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가정은 대부분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남성은 가정밖에서 가족들을 책임지기 위한 중요하고 어려운 일들을 담당하고, 여성들은 가정내에서 가족들을 모살피는... 어떻게 보면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을 여성이 담당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졌다. 가정의 모든 중요한 결정은 남성이 하는 것이고, 거기에 대한 책임도 남성이 지고, 여성은 남성이 시키는데로 따라만 가면 되는 힘없고 무책임한 사람들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불평등한 사회속에서, 단지 남성이 체력적으로 우월해서, 남성이 여성보다 교육 기회나 사교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불평등한 과실 덕분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최근 여성에게 많은 교육기회가 부여되고, 사회적 일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가정에서 부모들이 제대로된 성 평등 교육을 해주었기 때문에.. 이제는 제대로된 성 평등 인식이 보편화될 수 있었다. 종족 보존 본능도 이제는 남성이 아닌 여성들이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여성이 원치 않으면 종족 보존도 불가능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