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어떠한 곳에서든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간다. 인간 사이의 관계에 있어서 알게 모르게 우리 자신이 스스로 원하지 않는 삶, 행복할 수 없는 삶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역기능적인 형태가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동반의존'이라고 불리웠던 '공동의존'에 대해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고 싶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타인에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제대로 돌보며 살아야 할 우리들의 인생이 우리는 부모에서부터 가족, 직장 등 다양한 공동체 안에서 엮인 관계 속 타인에 의해 나의 삶이 영향을 받고, 나의 삶을 걱정과 집착으로 채워가곤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인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어쩌면 희망의 등불이 켜진 것일지도 모른다. 공동의존의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열쇠가 담겨 있다는 추천을 받아 읽게 된 이 책 속의 인상깊었던 내용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공동의존이란 '의존 상태에서 누군가의 파트너로 존재하는 것'이라고 이 책 속에서 정의하고 있다. 억압적인 규칙이나 습관들에 오랫동안 노출된 결과 개인적인 혹은 대인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서, 심리, 행동 상태다. 어니 라슨Earnie Larson이라는 공동의존 분야의 전문가이자 선구자는 공동의존에 대해 "사랑을 주고받는 인간관관계의 능력이 손상되어 빚어진 자기파괴적이고 학습화된 행동들 또는 성격 결함"이라고 정의한다. 나는 이 책에서 어느 비전문가 여성 두 명이 정의한 것이 가장 와닿았다. "공동의존이란 스스로를 돌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동의존은 내가 항상 착 달라붙어 있어야하는 누군가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스스로의 존재는 없고 그저 내 자신이 타인을 돌보는 사람이라는 존재로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로서 내가 달라붙어 있어야할 대상을 찾고 있는 사람들! 공동의존의 정의 한줄로 써내려간 이러한 사람들을 생각만해도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공동의존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 후반 치료현장에서 사용되기 시작되었다고 추정한다. 누가 먼저 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산드라 스몰리Sandra Smalley의 연구소에 따르면, 약물의존 치료와 강박장애인을 위한 12단계 프로그램의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미네소타의 여러 치료 센터에서 동시에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이 주는 장점이라면 내가 공동의존자인지 확인해볼 수 있는 공동의존자들의 특징에 대해서 약 10여 장을 할애해 기술하고 있기때문에 스스로 체크해 볼 수 있다. 모든 치료에서도 중요한 일이지만 '인식'을 변화의 첫 단계로 둘 때 '수용'은 변화의 두번째 단계이다. 우리 중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문제에 대응하느라 너무 바빠서 정작 내 자신의 문제를 확인하고 살피는 일에는 엄두도 내지 못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공동의존자의 특징들을 자세히 살펴봄으로서 내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고, 인식된 내 자신의 모습을 수용함으로 건강하고 자유로운 내 자신으로 나아갈 수 있는 행복한 변화의 첫발을 모두가 내딛게 될 수 있음을 믿는다. 내 자신의 감정들을 잘 다루고, 통제를 상실할 것 같은 두려움에 맞서며 내 자신과 대 책임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 그리고 다른 사람도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을 자유롭게 해주어야 내 자신도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이다.
분리란 마음을 쏟아 왔던 사람으로부터 그저 떨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뒤엉킨 관계 떄문에 생기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자기 안에서 행복을 찾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를 벗어나 다른 곳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우리는 이 책 속에서 깨닫게 된다. 그렇게 우리 지금까지의 삶의 회복과 행복, 자유함으로 이 책은 안내할 것이다. 전혀 알지못한 채 살아왔던 내 삶이 공동의존 속에서 함께 병들어가고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공동의존자였던 우리의 회복과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으로의 방향키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