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탄생은 영어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이다. 거의 500페이지에 걸쳐서 영어 역사에 관해 설명하고, 수많은 영어 단어 숙어 사례를 제시하면서 영어의 다양한 면에 대해 설명해주는 글이다. 우리가 영어를 공부하면서 항상 어려워하는 숙어, 또는 전혀 다른 여러개의 뜻과 사용법을 내표하고 있는 단어, 형용사, 명사, 부사 등 품사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단어, 영국영어와 미국영어의 차이점, 불규칙 동사의 변화, 발음, 철자 등 영어를 공부하면서 누구나 맞게 되는 난제를 언어를 연구하는 차원에서 설명하는 글이다.
최초의 언어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고도로 발달한 것이었음이 여러 연구에서 밝혀지고 있다. 언어에 의해 인간은 자연과 다른 집단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지식을 창조하고 후세로 전달이 가능해졌다. 한편 집단이 커지며 국가가 탄생하고 언어는 권력이 되었다. 공동체의 삶을 위해 탄생한 평화로운 언어는 어느새 계급을 가르는 권력이 되었다.
언어가 언제 탄생했는지는 여전히 상상의 영역이다. 문자 발생 이전이기 때문에 기록이 없고 따라서 정확히 알 수 없다. 현대 언어학은 문자를 대상으로 발전해 언어의 기원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이론을 제기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는 계기를 만든 언어학자는 놈 촘스키이다.
이러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언어의 탄생과 관련된 이론을 생각하다보면 영어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서로 다른 모국어를 가진 사람들끼리도 일반적으로 의사소통의 기준이 되는 가장 대중적인 언어로 자리매김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이 책에서 옥스포드의 한교수는 영어가 오늘살 세계에서 가장 큰 성장 산업이고, 공산품 못지않게 거대한 수출산업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한다. 흔히 영어와 다른 언어의 가장 큰 차이점이 언어의 풍부함인데, 일상적으로 쓰이는 영어 단어만 20만개에 이르고, 그 개수만 따지면 독일어나 프랑스어보다 많다고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특히, 저자는 영어가 다른 언어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흔히 이야기되는 요소가 유연성이며, 이러한 점은 단어 배열에서 두드러지는데, 영어 사용자들은 능동과 수동의 의미를 취할때 상당히 자유롭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개를 걷어찼다고 할 수도 있고, 개가 나에게 걷어차였다고 할수도 있다고 말할수 있는데, 이러한 구조는 대개 다른 언어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로움이 바로 영어를 문법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실제로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중에서도 보어와 서술어의 차이나, to 부정사나 원형 부정사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또한 영어응 철자법과 발음이 비교적 간단하고, 무엇보다도 성별에 관해서 자유로운 언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등 다른 언어에 비해 비교적 간결성을 추구하는 경향도 뚜렷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우리와 같이 전혀 다른 기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영어의 저러한 문법적 자유로움, 수동태 능동태의 변형은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실제로 능동태와 수동태가 모두 사용되어도 뜻을 전달하는데에는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있으나, 단어나 상황에 따라 능동태나 수동태가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가 분명 존재한다. 즉, 외국인이 잘못된 능동태 수동태를 사용했을때, 원어민은 그 뜻을 알아듣기는 하나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닌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영어라고 문법적으로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따. 또한 성별이 없는 언어는 사실 한글도 마찬가지이기에, 이 부분에서 저자가 너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서양인의 입장에서 익숙한 언어만을 대상으로 생각해본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언어는 그 자체로 권력을 형성할 수 있고, 현대사회에서는 산업 형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공용어가 모국어라는 것은 엄청난 혜택을 지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에 전세계 IT 기업의 콜센터가 세워지고, 싱가포르나 홍콩에서 금융업이 성장하고, 한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이 다름아닌 언어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이 늘어나고 있고, 국내에서 제작된 드라마, 영화 등이 전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엔터산업 자체의 성장을 뛰어넘어 한국어를 전세계에 알려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