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조단 피터슨이 2018년에 저술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12가지 인생의 법칙'을 지난 회차 독서통신연수로 이수하고 금차 연수대상 도서를 고르던 중 저자가 새로이 출간한 '질서 너머'를 발견하고 즐겁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선택하게 되었다.
지난 책을 통해 인생의 법칙들을 조망했던 저자가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12가지 법칙에 대해 또다시 혜안을 발휘한 것 같은데, 나를 더욱 놀랍게 한 것은 저자가 이 책의 집필과 편집을 거의 마무리할 무렵부터 겪게 된 고초에 대한 얘기였다.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들에게 닥친 고통으로 인해 저자가 겪었을 고난의 시간들이 간접적으로 느껴지게 되었고, 그래서 이 책의 서문이 더욱 진실되게 다가오게 되었다.
그렇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나 '질서 너머'를 탐독하고 이 책대로 산다 해서 인생이 100% 충분해 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쓰라린 반쪽을 구성하는 불행에 대해 그 나머지 반쪽이 무엇일지 안다면 그것이 더욱 유익할 것이다. 불행이 있다면 그 너머에 있는 나머지 이야기들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나에게 행복보다는 불행이 더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유쾌하지 않은 예상에 사로잡혀 있기에...
오묘하게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가 내가 읽은 다른 책인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과 연결이 되는 것 같다.
돈의 심리학은 저자가 오랜 기자 생활을 통해 돈의 문제는 재무관리 등 전통적인 경제, 경영 관련 학문지식이 아닌 역사와 심리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저술한 책이다.
다시 말하면 각각의 개인은 부의 문제에 직면했을 때 배운 지식보다는 자기가 직접 겪은 경험에 의해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며, 나도 상당부분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는 바이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서...
저자가 생각하는 바와 같이 세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영원히 불완전하다. 우리 인간은 막상 세상에 대해 잘 모르면서 고집스럽게 맹목적인 데다가 세상은 또 어찌나 예상밖으로 변해가는지.
간단하고 일목요연한 법칙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일률적인 질서 속에 세상을 놓고 간단하게 보려는 것만큼 경솔하고 위험한 일도 없다.
저자는 지난 저서와 같이 이 책에서도 인생을 관조하는 12가지 법칙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서술을 통해 우리에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에 도움을 주려한다.
1. 기존 제도나 창의적 변화를 함부로 깎아내리지 마라
2. 내가 누구일 수 있는지 상상하고, 그것을 목표로 삼아라
3. 원치 않는 것을 안개 속에 묻어두지 마라
4. 남들이 책임을 방치한 곳에 기회가 숨어 있음을 인식하라
5.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마라
6. 이데올로기를 버려라
7. 최소한 한 가지 일에 최대한 파고들고 그 결과를 지켜보라
8. 방 하나를 할 수 있는 한 아름답게 꾸며보라
9. 여전히 나를 괴롭히는 기억이 있다면 아주 자세하게 글로 써보라
10. 관계의 낭만을 유지하기 위해 성실히 계획하고 관리하라
11. 분개하거나 거짓되거나 교만하지 마라
12.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각 법칙의 제목만 읽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들이다.
모든 법칙들이 저마다 의미가 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나 특히 나의 심금을 울리는 마지막 법칙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저자는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심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초월하고 사회와 자연에 널린 사악함뿐 아니라 내면의 악의를 억제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인간은 인생의 시련에 용감하게 맞서 고통을 현실적으로 개선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저자가 겪었던 저간의 육체적, 심리적 고통들을 생각하면서 저자의 이같은 생각에 동의하며, 동의할 수 있는 이유는 나의 경우에도 내게 닥쳐온 고통을 심리적인 부분, 더 구체적으로는 신앙에 의해 이겨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앙에 의지하게 되는 것은 저자가 서술한 대로 인간은 모두 죽을 수 밖에 없는 내재적 한계를 갖고 있고, 자기자신, 사회, 자연이 안겨주는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하기에 스스로의 나약함과 부족함, 자신의 약점이 나에게 부여되어 있음에 대한 억울함에 자기 경멸과 혐오가 더욱 커진다는 것인데, 결국 이 모든 것은 '나'를 초월한 '신'에 대한 존재의 인정과 그를 통한 치유의 과정을 통해 고통을 이겨내는 경험을 통해 얻게 된 나의 인생을 살아가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오랜 사색과 경험에서 우러나온 인생의 조언을 가슴에 새기며 좀 더 의미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읽음을 마무리한다.